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5~6위 팀들이 5할을 못하고도 봄 농구를 할까.
시즌 막바지로 접어든 프로농구 정규시즌.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이 있다. 바로 5할 미만 팀들의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다. 10팀 중 6팀이 진출하는 프로농구 포스트시즌. 자신들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낸 팀이 자신들보다 더 나쁜 성적을 낸 팀보다 많아도 충분히 봄 농구에 초대될 수 있는 구조다. 때문에 5할 승률을 올리지 못하더라도 6강 플레이오프에 올랐던 팀은 종종 있었다.
▲ 5할 미만팀들 6강 PO 진출 역사
이제까지 두 팀 이상 5할 승률을 기록하지 못하고도 6강 플레이오프에 오른 시즌은 단 두 시즌이었다. 원년이었던 1997시즌에 나산과 대우가 각각 9승 12패와 8승 13패로 5~6위로 6강 플레이오프에 올라갔고, 1999-2000시즌 삼보가 22승 23패, 기아와 SBS가 21승 24패로 4~6위로 6강 플레이오프에 올라갔다. 그러나 1997시즌은 팀당 단 21경기만 치른 원년이었고, 1999-2000시즌도 45경기 체제였다. 지금과는 상황이 달랐다.
54경기 체제가 된 2001-2002시즌 이후 두 팀 넘게 5할이 되지 못하고도 6강 플레이오프에 올라간 케이스는 없었다. 2011-2012시즌 전자랜드 (26승 28패), 2009-2010시즌 삼성(26승 28패), 2006-2007시즌 KT&G(25승 29패), 2004-2005시즌 오리온스(26승 28패), 2002-2003시즌 모비스(25승 29패)가 5할이 되지 않고도 6위로 턱걸이해 포스트시즌을 치렀다. 모두 해당 시즌 단 1팀만 5할을 못 채우고 봄 농구에 초대됐다. 이건 KBL 포스트시즌 구조상 생길 수 있는 일이다.
▲ 올 시즌, 정규시즌 5위도 5할 불가능한가
이를 다시 말하면, 54경기 체제 이후 정규시즌 5위는 모두 5할을 넘겼다는 의미다. 그런데 올 시즌은 54경기 체제 태동 이후 최초로 5할이 되지 않는 5위도 포스트시즌에 올라갈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11일 현재 5위는 18승 21패의 오리온스다. 6위는 17승 23패의 KT. 오리온스와 KT도 승률을 쭉쭉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고, 7~10위 하위권 팀들도 이들에게 긴장감을 불어넣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일찌감치 순위 다툼에서 멀어진 최하위 KCC는 차치하더라도 동부, LG, 삼성은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힘이 빠지고 있다. 오리온스와 KT가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형국이다. 지금 페이스라면 이들 5팀이 서로 물고 물려 5~6위가 모두 5할이 안 되고도 6강 플레이오프에 나갈 가능성이 있다.
오리온스와 KT는 승률 0.462와 0.425다. 이는 54경기 체제 이후 6강 플레이오프에 나갔던 팀들의 최저 승률 0.463에 미치지 못한다. KT의 0.425는 역대 6강 플레이오프 진출팀들 중 97시즌 원년 대우의 0.381에만 앞설뿐이다. 그만큼 올 시즌 중, 하위권 팀들의 승률과 경기력이 예년보다 떨어진다는 방증이다.
아직 포스트시즌 진출팀은 확정되지 않았다. 누가 5~6위로 6강에 올라가더라도 그 팀들은 최대한 5할에 근접한 승률을 올려야 자존심을 세울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최근 중, 하위권 팀들의 들쭉날쭉한 경기력이 아쉽다는 게 농구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최근 농구판에선 희한한 루머가 돌고 있다. 일부 중, 하위권 팀이 올 가을 신인드래프트에서 경희대 대어 3인방(김종규, 김민구, 두경민)을 얻을 확률을 높이기 위해 전력을 다해 승부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진상은 알 수 없다. 확실한 증거도 없다. 그러나 상당수 농구팬과 관계자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이런 의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5~10위 중, 하위권 팀들이 좀 더 힘을 내야 한다. 이들 역시 프로이기 때문이다.
[안양체육관(위), 잠실체육관(아래).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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