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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더 이상 KBO와 경기편성에 대해서 논쟁을 벌이고 싶지 않다.”
고양 원더스가 결국 백기를 들었다. KBO는 13일 보도자료를 내고 국내 최초 독립야구단 고양원더스의 올 시즌 퓨처스리그 48경기 편성을 최종 확정했다. 이에 고양 원더스는 하송 단장의 말을 인용해 보도자료를 냈다. 사실상 체념했다.
원더스는 그 동안 48경기 편성이 부당하다며 백방으로 노력을 해왔다. 좀 더 많은 경기를 치러야 팀 전력과 선수들의 기량이 성장해 기존 구단의 선수공급소로서의 역할이 극대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KBO는 회원사가 아닌 원더스를 기존 퓨처스리그 팀들과 동일한 잣대 속에서 경기를 편성해줄 수 없다고 맞섰다. 원더스는 그동안 물 밑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결국 KBO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원더스는 “KBO의 의견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자식을 낳아 놓고 내 자식이 아니라는 입장이다”라며 “원더스는 2011년 9월 MOU 이전까지 단 한번도 KBO에 독립구단을 창단하겠다거나, 퓨처스 리그 참여 요청을 한적이 없다. 모두 KBO가 먼저 제시했던 사항이다”라고 했다.
이어 “KBO는 1년간 교류경기를 편성한 것에 대해 ‘2군을 1년간 경험하고, 1군에 진입하는 NC처럼 생각하면 되는 것이며, 경기력에 문제만 없다면 2013년부터 정식참가를 하면 된다’고 설득했다. 또한, 교류경기이기 때문에 예치금 10억원은 내지 않아도 된다고 추가 설명도 덧붙였다. 이에 창단 보류를 철회하고 야구를 사랑하는 프로야구 키즈세대로서 야구발전을 위한 순수한 마음으로 창단제안을 받아들이게 됐다”라고 창단 동기를 설명했다.
올 시즌 경기 편성을 놓고 원더스는 “KBO는 ‘경기력이 문제가 된다. 기존 구단 중 몇몇이 반대를 한다. 약속을 했던 사람들이 지금은 KBO에 없다. 계약서 작성은 하지 않았다. 퓨처스 리그는 순위 경쟁을 하는 곳이다. 독립팀이 기존 프로리그에 참가하는 사례는 없다’라며 끊임없이 입장을 바꿨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또한 “’경기력이 문제가 된다.’ 48경기 중 원정경기가 33경기였지만 20승 7무 21패의 성적을 거뒀으며, 5명의 선수를 기존 팀에 아무런 조건 없이 보냈다. 100경기를 소화하기에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어떠한 근거도 제시하고 있지 않았다’라고 했고 “‘기존 구단 중 몇몇이 반대를 한다.’ 왜 반대를 하는 것인지, 무엇이 문제인지, KBO가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라며 “답답한 마음에 2012년 시즌 종료 후 단장회의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었으나 이마저도 묵살 당했다”라고 했다.
이어 원더스는 “‘원더스 창단에 깊숙이 개입했던 고위 인사들은 모두 KBO를 떠났다’ 약속은 했으나 전임 총재가 없기 때문에 책임질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2011년 8월 이후 고양원더스 창단 작업은 현재 재직하고 있는 KBO 관계자들과 논의를 해왔다”라고 했다. 또한, “‘퓨처스 리그는 순위 경쟁을 하는 곳이다’ 선수들의 컨디션 점검, 신인선수 육성을 전제로 리그에 참여하지 순위에 목표를 두는 구단은 본적이 없다”라고 했고, “‘독립구단이 기존 리그에 참여하는 경우는 없다’ 전 세계에서 경찰과 군인팀이 프로야구리그에 참여하는 경우는 찾아볼 수 없다. 한국과 미국, 일본의 프로야구 운영 시스템이 동일한가. 국가별로 상황에 맞게 야구발전에 적합한 형태로 운영하면 된다”라고 했다.
이어 하 단장은 “고양원더스는 특정 기업이나 개인을 위한 구단이 아니다. 야구인들을 위해 도네이션 차원에서 운영되는 구단이다. 그러한 구단을 한국야구를 대표하기는 기관인 KBO가 앞장서서 운영 기회를 박탈하려고 한다. 오늘 발표된 퓨처스리그 경기에 소프트뱅크 3군 경기가 편성된 것을 보고 씁쓸한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라며 “이제 더 이상 KBO와 경기편성에 대해서 논쟁을 벌이고 싶지 않다”라고 했다.
끝으로 하 단장은 “얼마 전 일본에서 땀 흘리며 훈련하는 선수들을 보고 왔다. 언제나 변함없이 최선을 다해 지도하는 감독님도 뵙고 왔다. 단 한번의 기회를 얻고자 인생을 건 이들에게 구단에서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 미안하다”라고 했다. 결국 원더스는 KBO에 백기를 들고 말았다. 원더스는 올 시즌에도 퓨처스리그서 48경기만을 교류경기로 치른다.
[하송단장(위), 허민 구단주(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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