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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영화 '남자사용설명서'(감독 이원석)는 무엇을 상상하든 상상 이상의 웃음을 안긴다. 예고편 속 웃음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영화를 보기 전보다 본 후 더 큰 만족감을 안기는 영화다. 신선한데다 재기발랄하기까지 하다. 영화를 보고 난 후에야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독특한 장르"라는 이시영의 말이 이해될 정도다. 확실히 이런 영화는 없었다.
'남자사용설명서'는 남자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지만 찬밥 취급을 받는 국민흔녀 최보나(이시영)가 남자사용설명서와 Dr.스왈스키(박영규)의 도움을 받아 국민훈녀로 변신, 한류스타 이승재(오정세)에게 남자사용설명서를 사용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 작품은 그동안 로맨틱 코미디에 목말랐던 사람이라면 두 손을 들고 환영할 만한 작품이다. 통통 튀면서도 팔딱거리는 신선한 유머가 있으며, 아날로그적인 감성에 B급 코미디영화의 혼을 담아냈다.
하지만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영화 전반에 사용된 CG다. 보통 CG라고 하면 블록버스터나 재난영화를 떠올리기 마련. 영화가 완성되기 전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그동안 잘 볼 수 없었던 독특한 방식의 CG가 득으로 작용할 것이냐 실으로 작용할 것이냐, 그것이 문제였다. 실제 많은 부분을 블루스크린 앞에서 연기해야 했던 이시영조차도 CG가 적용된 작품을 보기 전까지 불안감을 느꼈다는 후문이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듯 '남자사용설명서'의 CG들은 아기자기한 반전 매력을 안기며 제몫을 톡톡히 해낸다. 화면의 적재적소에 등장, 단 한 장면만으로도 영화의 스토리와 인물의 감정을 전달하며 웃음보를 빵빵 터뜨린다.
배우들의 연기도 웃음코드 자극에 일조한다. 털털하지만 사랑스러운 최보나 역의 이시영은 복싱선수라는 이미지를 떠올리지 못할 정도로 역할에 완벽히 녹아들었다. 특히 오정세와 합을 맞추는 신들이 압권. 오정세는 이번 영화로 '코믹킹' 타이틀을 노리게 될 전망이다.
톱스타 이승재로 분한 오정세는 주연배우로서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한다. 그가 투톱 주연을 맡은 것은 처음. 이번 작품에서 전라로 전력질주를 하고, 무반주인 상태로 막춤을 추며, 보는 사람이 더 아플 정도로 내내 뺨을 얻어맞는 등 연기투혼을 불사른다. 이런 노력 끝에 완성된 발군의 코믹연기는 오정세라는 배우의 매력을 새삼 깨닫게 만든다.
'독특'이라는 단어로 설명될 수 있는 이원석 감독의 스타일이 제대로 녹아들었을 뿐 아니라 오정세, 이시영 등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이는 영화 '남자사용설명서'는 밸런타인데이인 14일 개봉된다. 러닝타임 116분. 15세 이상 관람가.
[영화 '남자사용설명서' 스틸컷. 사진 = 데이지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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