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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6개 팀 가운데 절반이 감독대행 체제다. 그야말로 감독대행의 시대다.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것은 대한항공이었다. 대한항공은 전반기를 4위로 마치자 신영철 감독을 총감독 자리에 앉혔다. 사실상 경질과 다르지 않았다. 당시 2위와의 격차는 크지 않았으나, 구단은 분위기 쇄신을 위해 김종민 감독대행 체제로 가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최근 일주일 사이 3위 안에 들어있지 않은 두 팀의 사령탑도 바뀌었다. KEPCO 신춘삼 감독은 설 연휴에 칼바람을 맞았고, 이재구 감독대행과 함께 첫 경기를 치렀지만 다시 패하며 연패를 끊지 못해 20연패에 빠졌다.
플레이오프 진출에 대한 물음표가 사라지지 않은 LIG손해보험도 이경석 감독을 갈아치웠다. 이경석 감독은 국내 선수들로만 출전한 지난해 8월 수원컵 대회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이번 시즌 돌풍을 예고했지만 정규시즌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결국 브라질 출신의 조세 트레이너가 감독대행 자리에 앉았다.
이로써 V-리그 남자부 6개 팀 가운데 세 구단이 감독대행 체제로 남은 시즌을 보내게 됐다. 지난 14일 KEPCO와 대한항공의 경기는 감독대행이 이끄는 팀 간의 첫 경기였다. 세 팀이나 감독대행이 들어서면서 이러한 경기를 남은 시즌 동안 더욱 자주 보게 됐다.
어느 감독도 시즌 중에 계약기간이 만료되지는 않는다. 물러난 세 감독 모두 구단의 뜻에 의해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옷을 벗었다. 남은 감독들 중에서도 꾸준히 정상의 자리를 지킨 신치용 감독(삼성화재)과 새 팀에서 맞이한 첫 시즌에 팀을 발전시킨 공을 인정받고 있는 김호철 감독(러시앤캐시)만이 입지가 탄탄하다.
감독대행 체제가 각 팀에게 어떤 결과를 줄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결과에 관계없이 과정 자체에 문제가 있다. 구단은 각 감독들이 갖고 있던 장기적 계획을 실행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충분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해줬는지를 돌아보기 전에 감독에게 책임을 물어 자리를 빼앗았다. 구단이 내세우는 '분위기 쇄신'이 정작 리그 전체의 분위기는 가라앉게 만들고 있다.
[전격 해임된 이경석 전 LIG손해보험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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