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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춘천 김진성 기자] “3kg 정도 빠졌네요.”
춘천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 평소 솔직하고 시원시원한 화법으로 유명하다. 자신을 포장하는 걸 싫어한다. 최근 팀의 부진에도 어지간해선 표시를 내지 않았던 위 감독이다. 그런 그도 최근 1승 4패 부진, 신한은행의 4연승 상승세 등으로 7년만의 정규시즌 우승이 결코 쉽지 않은 상황에 몰리자 제법 스트레스를 받는 모양이다.
위 감독은 15일 KDB생명과의 올 시즌 마지막 홈 경기를 앞두고 “3kg 정도 빠졌네요”라고 웃었다. 이윽고 “신경을 안 쓰려고 하는데 은근히 신경이 쓰이는가 봐요”라고 사람 좋은 표정을 지었다. 선수들도 우승의 맛을 모르지만, 위 감독 역시 감독 초보다. 지금 위 감독은 6개 구단 사령탑 중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을지도 모른다.
속이 새까맡게 탄 위 감독은 선수들을 편안하게 해주려고 한다. 올스타브레이크 이후 부진이 시작됐을 때부터 그렇게 했다. 선수단의 표정도 괜찮아 보인다. “어제 선수들이 초콜릿을 주더라고요”라고 웃었다. 이어 한숨을 푹 쉬더니 “힘들긴 하다. 고비다. 이걸 딛고 일어서면 분명히 정신적으로도 좋아질 것”이라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위 감독은 마음을 비웠다. 신한은행이 추격하는 상황. 더구나 티나 톰슨이 WNBA 올스타 행사 참가 관계로 팀을 비운 위기감. “1~2라운드 때 용병 없이 하지 않았나. 그때 기분으로 하면 된다. KDB도 전력이 보강됐으나 하던대로 하면 된다. 작은 선수들이 있으니 속공 위주로 해야 한다”라고 했다.
선수들에겐 승패를 신경 쓰지 말라고 말했단다. “결과에 부담을 주기가 싫다. 결과는 내가 책임진다. 오히려 이런 상황일수록 선수들이 알아서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을까. 열심히 하면 져도 어쩔 수 없는 것이다”라고 웃었다.
위 감독의 말대로 이날 우리은행은 마음을 비웠다. 대신 승부욕은 더욱 채운 듯 했다. 국내 선수 5명은 돌격대 같았다. 하프라인에서부터 강력하게 수비를 했고, 속공에 이어 빠른 패싱게임으로 외곽포를 연이어 만들며 주도권을 쥐었다. KDB생명을 상대로 그야말로 초전박살을 냈다. 1쿼터 초반부터 20점 가까이 달아나며 일찌감치 승부를 끝냈다.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 이제 1이다. 우리은행은 17일 하나외환과의 원정경기서 승리할 경우 2006년 겨울리그 이후 7년만의 정규시즌 우승에 골인하게 된다. 이제 거의 다 왔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우리은행, 마지막 힘을 짜내고 있다.
[우리은행 선수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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