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사상 최대 혈전이 기대된다.
여자프로농구 포스트시즌에 참가할 4팀이 확정됐다. 춘천 우리은행, 안산 신한은행, 용인 삼성생명, 청주 KB다. KB가 16일 삼성생명을 꺾으면서 잔여 경기에 관계없이 최소 4위를 확정했다. 포스트시즌 대결 구도가 완전히 확정된 건 아니다.
우리은행과 삼성생명의 우승과 3위 확정 매직넘버는 각각 1이다. 우리은행은 17일 부천 하나외환을 꺾을 경우 2006년 겨울리그 이후 7년만의 정규시즌 우승이 확정된다. 삼성생명도 18일 신한은행을 꺾을 경우 3위를 확정한다. 두 팀 모두 잔여경기가 3경기이기 때문에 매직넘버 1을 줄이는 건 시간문제다. 사실상 포스트시즌 대결구도 확정이 임박했다.
이번 포스트시즌이 기대가 되는 이유가 있다. 우선 WKBL 출범 15년만에 처음으로 방식이 바뀌었다. 기존 방식은 정규시즌 1-4위, 2-3위가 4강 플레이오프를 치른 뒤 승자가 챔피언결정전을 치르는 방식이었다. 그동안 4강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의 경기 수는 변했으나 방식 자체는 고수됐었다.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정규시즌 우승팀에 대한 메리트가 적었다. 홈에서 1경기를 더 치를 수 있다는 것 외엔 이득이 없었다. 여자농구 한 관계자는 “여자농구는 홈-원정 개념이 남자농구보다 약하기 때문에 1경기 홈에서 경기를 더 치르는 건 전혀 이득이 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결국 정규시즌 우승을 해도 준우승팀과 차이가 나는 게 전혀 없었다.
WKBL은 지난해 여름 최경환 총재 부임 후 과감하게 메스를 가했다. 정규시즌 4위-3위의 3전 2선승제 준플레이오프에 이어 준플레이오프 승자와 정규시즌 2위의 3전 2선승제 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승자와 정규시즌 우승팀의 5전 3선승제 챔피언결정전으로 포스트시즌 방식을 싹 바꿨다. 프로야구의 포스트시즌 방식을 차용한 것이다. 이 방식은 정규시즌 상위팀에 확실한 어드벤티지를 제공한다. 여자농구의 얇은 선수층을 감안해 경기 수도 조절했다. 기존 포스트시즌에선 최대 15경기가 치러졌으나 바뀐 방식은 최대 11경기다. 그래도 박진감은 더욱 넘칠 것으로 기대된다.
또 하나.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들의 변수가 예년에 비해 훨씬 많다. KB는 새로운 외국인선수 사샤 굿렛을 영입해 정선화와 더블포스트를 구축했다. 사샤가 태업으로 퇴출된 리네타 카이저와는 달리 성실하게만 뛴다면 KB 골밑은 강화될 수 있다. 조직력 극대화가 과제로 떠올랐다.
삼성생명은 포스트시즌에 맞춰 부상자 전원복귀가 예상된다. 시즌 내내 무릎 재활만 했던 김계령이 이미 복귀했고, 최근 잔부상을 입은 박정은과 이미선도 포스트시즌서 복귀할 전망이다. 무릎 재활 중인 김한별마저 합류할 경우 삼성생명은 정규시즌서 단 한번도 갖추지 못했던 100% 전력을 포스트시즌서 가동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에도 부담이 된다. 이호근 감독은 포스트시즌서 김계령-해리스 트윈타워 가동을 구상 중이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흥미롭다. 신한은행은 3대3 트레이드 이후 최근 4연승을 달리며 무서운 상승세를 탔다. 조직력이 뒤늦게 맞아떨어지고 있다. 하은주 위력을 극대화할 경우 여전히 포스트시즌 우승 1순위다. 큰 경기 경험이 많다는 것도 강점이다. 우리은행도 티나가 없는 상황에서 15일 KDB생명을 대파했고, 정규시즌 우승이 눈 앞이다. 큰 경기 경험이 적기 때문에 일말의 불안감이 있다. 한편으론 신한은행에 대한 자신감도 생겼다. 그런 점에서 두 팀이 챔피언결정전서 만난다면 여자농구 사상 최대의 혈전이 예상된다.
확실히 최근 몇 년간 신한은행의 절대 우위로 치러지던 김빠진 콜라 같은 포스트시즌은 되지 않을 것 같다. 방식도 바뀌었고, 참가 팀들의 변수도 무궁무진하다. 정규시즌은 25일 삼성생명-KDB생명전으로 끝난다. 준플레이오프는 3월 2일에 시작된다.
[우리은행-신한은행 선수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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