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올해 한일 연습경기는 어떨까.
국내 프로 9팀이 모두 1차 스프링캠프를 마쳤다. 스프링캠프 장소를 일원화한 한화를 제외한 8팀은 모두 2차 스프링캠프지로 이동한다. 대만으로 떠나는 NC, 미야자키와 가고시마에 캠프를 차린 두산과 롯데를 제외한 삼성, SK, KIA, LG, 넥센, 한화는 일본 팀들과 오키나와에서 연습경기를 치른다. 18일 SK, 20일 넥센이 합류하면 완벽한 ‘오키나와리그’가 가능하다. 미야자키, 가고시마에서도 한일 평가전이 열린다.
한국 프로팀이 대거 일본에서 스프링캠프를 차리기 시작한 1990년대 중, 후반만 하더라도 일본 프로팀이 한국 프로팀과 맞붙는 걸 탐탁지 않아했다. 당시 한일슈퍼게임 등을 통해서 드러난 한국리그의 수준이 일본보다 많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대표팀이 베이징올림픽, WBC에서 잇달아 호성적을 올리자 일본 프로팀들이 한국 프로팀들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졌다.
일전에 한 구단 관계자는 “예전만 해도 일본 팀들은 마지못해 우리나라 팀들과 평가전을 했다. 대부분 2진급 선수들을 냈다. 그렇게 붙어도 주전들을 대부분 출전시킨 우리 프로팀들이 이기는 게 쉽지 않았다”라고 회상했다. 말 그대로 과거의 일. “이젠 오히려 일본 팀들이 은근히 한국 팀들을 반가워한다. 총력전을 펼친다”라고 했다.
아직 수준 차는 분명하다. 그래도 한국리그 수준이 일본에 매우 가깝게 다가선 건 맞다. 지난해 양국 연습경기서는 한국이 15승 3무 14패로 근소한 우위를 점했다. 일본 팀들도 이젠 한국 팀과의 경기서 100%에 가까운 전력을 가동한다. 스프링캠프 일정 막판엔 양국 주전들이 총출동하는 경기도 심심찮게 벌어진다. 양국 수준 차가 좁혀지면서 일본 팀이 패배하는 경우가 늘어나자 일본도 자존심이 상했다. 이제 일본 팀들도 한국야구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한국 팀들을 좋은 스파링파트너로 여긴다.
올해는 지난 몇 년과 상황이 또 다르다. WBC가 열린다. 이번 오키나와리그를 비롯한 한일평가전은 대표팀 멤버가 모두 제외된 채로 치러진다. 양국의 WBC 멤버들은 이미 잔여 스프링캠프 합류가 불발됐다. 1군끼리의 맞대결도 의미가 있지만, 1,5군, 혹은 2군끼리의 맞대결도 의미가 크다.
한국 프로팀으로선 일본리그와의 진정한 수준 격차를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다. 서로 베스트 멤버가 아닌 가운데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채워나갈 수 있느냐를 비교할 수 있다. 그게 곧 양국의 위기관리능력이고, 야구의 특성상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한 야구 관계자도 “작년과는 또 다르다. 대표팀 멤버가 많이 빠진 팀이 스프링캠프 막판 베스트 전력을 갖춘 일본 팀과의 평가전을 어떻게 치를 것인지 궁금하다”라고 흥미로워했다.
이번 한일 연습경기서는 한국의 출발이 좋지 않다. 17일 현재 1승 1무 5패다. 한화가 16일 김태완의 역전 결승포에 힘입어 주니치를 꺾으면서 첫 승을 신고했다. 아직 게임은 많이 남아있다. 역시 오키나와리그가 가장 활발하게 치러질 예정이다. 삼성은 18일 라쿠텐과 맞붙는데 이어 19일 요미우리와 연습경기를 한다. 이 경기는 한일 리딩구단의 맞대결이라 관심이 쏠린다.
SK도 19일 요코하마, 27일 주니치와 붙는다. LG도 20일 요코하마, 25일 요미우리, 26일 주니치와 만난다. 넥센도 22일과 26일 요코하마와 붙는다. KIA는 일본 팀과 가장 많이 만난다. 16일 야쿠르트에 역전패한 KIA는 17일 주니치, 18일 야쿠르트, 20~21일 라쿠텐, 22일 주니치 등 6연전을 치른다.
한국 팀들로선 일본 팀들과의 맞대결 속에서 여전히 남아있는 수준 격차를 확인하고 메워나가는 게 중요하다. 이번 오키나와리그도 한국야구의 현주소를 파악할 절호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오키나와 연습경기 장면. 사진 = 한화 이글스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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