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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부천 김진성 기자] “부담 갖지마.”
17일 부천체육관. 춘천 우리은행이 2006년 겨울리그 이후 7년만의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할 수 있는 경기이기도 했으나 홈팀 부천 하나외환에도 중요한 경기였다. 하나외환은 이날 경기에 앞서 자회사 농구대회 결승전이 열렸고, 김정태 회장이 직접 경기장을 방문해 선수들을 격려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또 무학여고를 졸업하고 신탁은행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김영주 의원이 직접 경기장을 방문해 선수들을 격려했다. 신탁은행은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하나외환의 전신이다.
이는 우리은행의 행보와는 별개로 미리 예정된 행사였다고 한다. 하나외환으로선 부담도 되지만, 기분이 좋은 행사였다. 올 시즌 김정태 회장은 11월 11일 홈 개막전을 비롯해 3~4차례 홈 경기장을 방문했다고 한다. 하나외환 조동기 감독에 따르면 “회장님이 오실 때 승률이 좋았다”라고 했다.
조 감독은 경기 전 “우리은행도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우리도 이겨야 한다. 회장님이 오실 때 승률이 좋았다”라고 했다. 조 감독은 구단 고위층의 관심에 고마운 마음이었다. “신세계 시절엔 그렇게 큰 관심을 가져주시지 않았다. 하나외환은 다르다. 회장님이 오실 때마다 경기 후 선수단의 식사를 사주시고 격려를 해주신다”라고 했다.
김정태 회장은 조 감독에게 “부담 갖지마”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하나외환은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으나 지난 여름 신세계 해체 홍역을 치른 뒤 하나외환이 구단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치르지 못했다. 이에 구단 고위층에서도 최선을 다하되, 성적에 대해선 일절 부담을 주지 않는다고 한다.
조 감독은 “그래도 어떻게 성적이 신경이 안 쓰일 수 있나. 최하위는 하면 안 된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여자프로농구 규정상 최하위를 한다고 해서 5위보다 신인선발 우선권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다. 하나외환 선수들도 이날만큼은 달랐다. 경기 내내 접전을 벌였으나 후반 집중력에서 앞서면서 우리은행을 잡아냈다.
하나외환으로선 우리은행의 우승 확정을 안방에서 보지 않아 자존심을 세웠고, 김정태 회장이 온 날 승리를 추가하면서 기분 좋은 징크스를 이어갔다. 반면 우리은행은 정규시즌 우승 확정을 다음 경기로 미뤘다. 우리은행의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는 여전히 1이다.
[김정태 회장.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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