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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이재용 감독이 '여배우들(2009)'에 이어 '뒷담화, 감독이 미쳤어요(2013)'까지 극영화와 다큐멘터리의 경계를 오가는 실험적인 영화를 연이어 선보인 이유를 밝혔다.
20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 왕십리CGV에서 영화 '뒷담화 감독이 미쳤어요'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참석한 이재용 감독은 "장편 극 영화를 준비하던 차에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찍어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그 영화를 준비하던 중 인터넷이 발달한 시대에 원격으로 영화를 찍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실제 감독이 현장에 없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궁금하던 차에 그 과정을 영화로 담으면 하나의 기록으로 재미있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겠다 싶어 기획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뒷담화 감독이 미쳤어요'는 그의 말대로 이재용 감독 본인이 배우들이 있는 한국을 떠나 인터넷만으로 감독의 역할을 한다는 설정 하에 벌어지는 영화 촬영 현장의 풍경을 가감없이 담은 작품이다.
이어 이재용 감독은 "3일동안 2편의 영화를 감독 없이 찍은 셈이고, 8개월 동안 편집기 앞에서 시나리오를 쓴 셈이다. 자료들을 가지고 영화를 재구성해 나가면서 쉽고 재미있자고 시작했는데 과정은 어려웠다"라며 "한국 영화에서 영화 현장을 이 정도로 생생하게 그린 영화 없겠다는 생각, 그리고 이런 영화도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위안이 든다"라고 말했다.
이재용 감독은 "어떤 메시지를 던지기보다 감독의 초상, 영화를 만들면서 들었던 생각들, '감독이 무엇인가', '배우는 어떤 사람인가'와 영화 현장을 보여주고자 했다"라며 "감독으로 영화를 만들어가는 현장을 담아보고 싶었다. 관객들도 막연히 영화 현장에 대해서 메이킹 필름 등을 통해 여기저기 많이 보고 있지만, 그럼에도 즐기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했다.
이재용 감독은 그 과정을 결코 쉽지 않았지만 앞으로 원격촬영이 활성화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핸드폰이 없었을 때는 '왜 굳이 만나서 할 일을 전화로 하냐'고 했지만, 이제는 핸드폰으로 많은 일을 하지 않나. 앞으로는 이런 것들이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영화란 현장에서의 온도를 느껴야 하고 배우와의 소통도 중요하기에 굳이 이래야만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에는 베낭 하나 들고 미국 사무실을 빌려서 (소규모로) 했었지만, 기회가 된다면 더 장비를 갖춰 오페라를 지휘하듯 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생각한다"며 "요즘 할리우드 진출작들이 개봉을 준비하고 있는데 제 영화도 할리우드에 진출한 것이다"는 농담을 곁들며 웃었다.
영화 '뒷담화 감독이 미쳤어요'는 오는 28일 개봉된다.
[이재용 감독. 사진=마이데일리 사진DB]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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