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이재용 감독의 또 다른 실험적인 영화 '뒷담화, 감독이 미쳤어요'가 베일을 벗었다.
20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 왕십리CGV에서 언론시사회를 열고 지난 해 부산국제영화제 이후 국내에서는 최초로 공개된 것이다.
영화는 이재용 감독의 독특한 발상, '만약 현장에 감독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또 현장에서 벗어난 감독은 원격장비로 현장을 콘트롤 할 수 있을까'에서 출발한다. 이재용 감독은 스마트폰으로 단편영화를 찍어달라는 제안을 받고 이를 실행해 옮기는데 이 단편 영화를 찍는 광경을 또 한 편의 영화로 만들어낸다. 아주 복잡한 다단계의 상황. 그러나 정작 감독인 자신은 세트장에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남겨둔 채 미국LA로 훌쩍 떠나고 만다.
도대체 어떤 상황인지 제대로 이해를 하지 못하는 배우들이 우왕좌왕 하는 가운데, 화면 속에 등장한 감독은 "재미있을 것"이라며 "자연스럽게 해달라"고 할 뿐이다. 배우들의 혼란은 더욱 가중돼간다. 어떤 이는 감독은 사실 한국에 있다는 루머로 현장을 아노미 상태로 만들고, 어떤 배우들은 감독을 골탕먹이려 몰래카메라 상황을 만들어낸다. 또 어떤 이는 자신의 비중을 늘이고 싶어 자꾸만 애드리브를 시도하다 감독과 갈등을 빚고, 또 다른 이는 현장에 적응하지 못해 겉만 뱅뱅 맴돌 뿐이다.
이재용 감독의 의도 아닌 의도도 이것이었을 것이다. 과연 감독의 역할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던졌을 지도 모른다. 그가 해답을 찾았는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이재용 감독은 적어도 이 영화가 영화의 미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방식으로든 이런 류의 실험을 계속 할 생각인 것 같다.
[영화 '뒷담화' 스틸. 사진=뭉클픽쳐스/필라멘트픽쳐스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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