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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 윤욱재 기자] 마침내 연패의 사슬은 끊겼다. KGC인삼공사가 20연패에서 탈출했다.
인삼공사는 20일 인천 도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2-2013 V-리그 흥국생명을 3-1(25-14, 25-23, 22-25, 25-23)으로 승리했다.
이날 인삼공사는 1,2세트를 먼저 잡아내는 등 기선제압을 톡톡히 한 것이 결국 승리로 이어졌다. 4세트에서는 매치 포인트를 먼저 따내고도 듀스 접전이 될 위기가 있었지만 이를 극복해냈다. 케이티가 34득점으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경기 후 이성희 인삼공사 감독은 "스포츠에서 연패를 끊는 게 우승하는 것보다 힘들다고 하는데 정말 100% 실감을 했다"면서 "준비도 많이 했지만 연패를 끊어보겠다는 선수들의 의지와 강한 정신력이 승리를 가져왔다"고 소감을 남겼다.
"어려운 상황에서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버텨준 게 대견스럽다. 오늘 같이 귀중한 승리를 얻을 수 있었다"는 이 감독은 그간 연패로 인한 마음고생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는 "체육관 화면에 나오는 자체가 창피할 정도로 마음고생이 심했다. 나도 그렇지만 선수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연패를 끊어서 기분은 좋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하다. 이게 목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1승에 좋아해야 하는 위치와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즌 끝나기 전에 전구단 상대 승리를 해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전승을 해야 한다"고 미소를 띈 이 감독은 "지금처럼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길고 길었던 연패 속에서 감독으로서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었다. 이 감독은 "13연패 정도까지는 내가 분위기만 만들어주고 선수들을 믿고 기다리면 해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실력이 이게 전부인데 기다리고 분위기를 만든다고 될지 의문이었다. 이후에는 근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프로 선수라면 처한 현실을 스스로 극복하는 게 프로로서 가질 수 있는 책임감이라고 주입을 했다"면서 정신적인 부분을 강조한 것이 연패 탈출의 원동력이 됐음을 설명했다.
"물론 정신력이 강하다고 해도 1위를 달리는 기업은행이나 GS칼텍스 같은 팀은 실력적으로 큰 차이가 있어서 쉽지 않다. 정신력 만큼은 지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선수들을 독려했다"고 덧붙인 이 감독은 "선수들한테 성적을 갖고 화를 낸 적이 없다. 대신 훈련을 강조했다. 독하게 강하게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인삼공사는 초반부터 밀어붙이며 파란을 예고했다. 이 감독이 승리를 예감한 것도 경기 초반이었다. 이 감독은 "초반에는 벤치에 있으면서도 전율이 느껴질 정도로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줬다. 첫 세트에서의 모습을 보고 '오늘은 이길 수 있겠구나'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만일 4세트를 내주고 5세트로 향했으면 어땠을까. "4세트를 졌으면 졌다고 생각했다. 5세트로 갔을 때 항상 졌고 3세트에도 3-0으로 끝낼 경기였는데 패배의식에 젖다 보니 고비를 넘기지 못했고 4세트에서도 힘든 경기를 했다. 5세트를 갔으면 더 큰 부담이 됐을 것이다"는 게 이 감독의 말이다.
[이성희 감독과 인삼공사 선수들. 사진 = KGC인삼공사 배구단]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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