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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지영 기자]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주신 분들께는…"
개그우먼 허민은 어느새 6년차 개그우먼에 접어들었다. 이와 함께 그는 6년째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의 목소리를 담당하고 있다. 한 번도 알지 못했던 사실, 그는 왜 숨기고 있었던 것일까?
그는 "숨긴 적 없어요. 아무도 물어보지 않아서 말을 안 했을 뿐이죠"라고 쾌활한 목소리로 답했다.
밝고 얇은 목소리로 협찬사를 읊어주던 그의 목소리는 6년이 지났지만 늘 한결같이 아이 같다. 그의 말처럼 숨긴 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밝힌 적도 없었다.
"신인 때부터 했는데 어느새 6년이 됐네요. 우연치 않게 원래 하시던 성우분이 갑작스럽게 못 하게 되셨나 봐요. 당시 '개콘' FD 분이 신인이었던 저에게 도와달라고 하셨는데 지금까지 이어졌죠. '해피선데이' FD가 6명이 바뀌는 동안 저는 계속하고 있네요(웃음). 한 달에 두 번 가서 녹음을 해요. 아마 전에 '1박 2일' 연출하셨던 나영석 PD님이나 지금 연출하고 계신 PD님도 이 사실은 모르실 거에요."
허민은 방송을 통해 흘러나오는 아이 목소리와는 달리 실제로는 허스키한 목소리를 갖고 있었다. "처음 만나는 사람은 다들 깜짝 놀란다"고 말하는 그는 사람들의 놀라는 반응에 익숙한 듯했다.
"다들 제 목소리를 처음 들으면 놀라요. 의외로 허스키해서. 사실 제가 어렸을 때 편도선 수술을 했어요. 그래서 평소 목소리가 허스키한 편이죠. 연극을 하거나 무대에 있을 때는 아기 목소리, 소녀 같은 가식적인 가짜 목소리를 낼 수 있는데 평소에는 이런 (허스키한) 목소리가 나죠. 저는 이제 괜찮은데 사람들은 들을 때마다 놀라네요."
▼ '진실게임'과 반전소녀
개그우먼을 꿈꿨지만 '에이, 내가?'라며 막연하게 여겼다던 허민은 자신 안의 끼를 무시할 수 없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드러나는 개그 욕심은 결국 그를 개그우먼의 길로 인도했다.
"어렸을 때는 사람들을 웃기는 게 좋아서 개그맨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다 중고등학교 가면서 연극을 했고 진짜 연극배우가 하고 싶었죠. 그런데 제 안의 끼를 숨길 수 없었나 봐요. 늘 맡았던 역할이 다들 웃긴 캐릭터였어요. '아, 나는 그냥 사람들을 웃겨야 되는구나'싶어서 자연스럽게 다시 개그맨을 꿈꿨죠."
그러던 허민에게 언니를 따라 우연히 출연했던 SBS '진실게임'은 허민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해다.
'진실게임' 출연을 계기로 허민은 두 가지 인연을 맺게 됐다. 자신을 개그맨으로 만들어 준 컬투와 반전목소리 개인기를 찾아준 작가, 이 두 인연이 지금의 허민을 만들었다. '올라와라, 개그하자'는 컬투의 말에 허민은 바로 짐가방을 싸고 서울에 상경했고, '진실게임' 작가를 통해 찾은 반전목소리는 그를 KBS 공채개그맨으로 만들었다.
"컬투 선배님이 '진실게임'의 제 모습을 보시고 같이 개그해보자고 하셨어요. 저는 기회다 싶어 바로 서울로 올라왔죠. 또 '진실게임' 작가님이 제 반전 목소리를 찾아주셨어요. 잠시 보여준 아기 목소리가 반전이라고 하시면서 그 목소리를 개인기로 써 봐라 하셨죠. 이후 그 작가님이 '스타킹'으로 가시면서 저를 다시 한 번 불러주셨는데 그때 제가 반전소녀로 이름과 얼굴을 알리게 된 거에요. 늘 다른 개그맨들을 받쳐주는 역할만 하다가 처음으로 제가 웃길 수 있는 캐릭터를 받은 거죠."
허민은 현재 개그맨 이승윤과 함께 체력개그에 도전했다. 과거 '있기 없기' 코너로 잠시 유명세를 누리는 듯 했지만 신인으로 이끌어나가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절치부심(切齒腐心), 어릴 때부터 꾸준한 운동을 해오던 그는 체력개그의 甲 이승윤과 함께 손을 잡고 코너 '만득이'를 만들어냈다.
"사실 그전부터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었어요. 승윤 선배와 많이 도전했어요. 삼촌과 조카, 원빈 씨가 출연하신 영화 '아저씨' 패러디, 영화 '레옹', 80년대 아저씨와 소녀 등등. 결국 두 사람 다 잘하는 걸 찾은 게 체력개그죠. 매일 체육관 격투기 시합관 가서 연습을 해요. 이번엔 정말 잘 해보려고요."
▼ "허민은 연애중"
개그맨 6년, 어느새 28살이 된 그는 현재 그룹 더치어스의 멤버 로빈과 핑크빛 열애중이다. 두 사람은 지난해 6월 당당히 연애를 공개하고 어느새 1년 8개월에 접어들었다.
"남자친구가 저보다 한 살 어려요. 다정하고 저한테 참 잘해줘요. 이런 남자랑 결혼하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요.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어요. 늘 저한테 맞춰주느라 싸울 일이 없어서(웃음). 결혼은 아직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어요. 서로 아직 일에 대한 욕심이 있어서 어느 정도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하고 그때가서 진지하게 생각해 보려고 해요."
한참동안 남자친구 자랑을 늘어놓던 허민은 잠시 한숨을 내쉬었다. "가끔 남자친구가 아직 유명하지 않은 게 혹시 나 때문인가 싶을 때도 있어요. 개그우먼 기가 워낙 세니까요. 정말 음악을 사랑하고 잘하는 친구인데 내가 혹시 피해가 가지 않나 가끔 고민도 해요. 남자친구가 잘 됐으면 좋겠어요. 물론 저도.(웃음)"
인터뷰를 끝으로 그는 자신의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나만의 무엇인가가 있어요. 때를 기다리고 있죠. 때가 되면 제 안에 있던 숨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해요. 가끔 서수민 감독님이 저한테 '민아, 넌 허민이야, 허민. 네가 잘하는 것 하나를 찾아서 한 우물을 찾아'라고 말씀해 주세요. 언젠가 다가올 순간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준비하는 자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으니까요."
[개그우먼 허민.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이지영 기자 jyou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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