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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팍’ 성룡, 역시 월드스타는 다르네요
[마이데일리 = 고향미 객원기자]“생각이 많고 죽음을 걱정했다면 액션 연기를 하지 않았을 거다. 나는 관객을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매번 관객에게 떳떳한 영화를 찍고 싶다”
28일 밤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천기누설 무릎팍도사’(MC 강호동, 유세윤, 광희 이하 ‘무릎팍도사’)에는 세계적인 액션스타 성룡이 출연해 영화 인생과,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1978년 아시아 전역을 휩쓴 영화 ‘취권’의 폭발적인 인기를 상상도 못했다는 성룡은 이소룡 사후 다른 배우들이 이소룡 흉내를 낼 때 자신은 이소룡과 정 반대의 스타일에 코미디를 첨가한 연기를 펼쳤다고 밝혔다.
그렇게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제2의 이소룡이 아닌 제1의 성룡’으로 우뚝 선 성룡은 자신의 영화에서 ‘와이어’, ‘대역’, ‘CG’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예전에는 돈이 없었다. 그래서 목숨 걸고 연기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이어 “지금은 할 수 있지만 관객들이 좋아하지 않는다. 컴퓨터 그래픽을 사용해 날아다니게 만드는 건 누구나 가능하다”며 “관객이 원하는 건 성룡의 특별함이다. 몸이 힘들긴 하지만. 지금도 내 스타일을 만들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연기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한군데 성한 곳이 없는 성룡은 영화 촬영을 하며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고.
‘폴리스 스토리’ 엔딩신 촬영 당시 24m 높이에서 리허설도, 와이어도, 번번한 안전장치도 없이 맨손으로 봉을 타고 뛰어내렸을 당시 “정말 사형당하는 느낌이었고, 죽을 수도 있겠구나싶었다. 정말 뛰고 싶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성룡은 “‘그래 죽자!’라는 생각으로 뛰었는데 손바닥 피부가 다 벗겨져 손이 온통 피바다였다. 그래도 미칠 정도로 기뻤다”며 “만약 도중에 떨어졌다면 몸이 산산조각 났을 것. 하지만 만족스러웠다. 모두가 뛸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 쇼핑몰 전체를 빌리고 많은 장비를 동원해 영화 촬영을 할 수 있는 것 또한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기회가 아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폴리스 스토리3’ 촬영 당시 헬기에 매달려야 했는데 그때도 정말 무서웠다. 뛰어서 헬기에 달린 사다리를 못 잡았다면 차가 다니는 도로로 떨어질 수도 있었다”며 “바닥에서 연습한 후 촬영에 들어갔는데 미처 헬리콥터 바람을 생각 못했다. 그래서 사다리를 못 잡고 추락하고 있었는데 어디서 그런 힘이 나왔는지 마지막 봉을 잡아냈고, 성공 후 벌벌 떨면서도 기자들에게 포즈까지 취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 “‘프로젝트A’에서 시계탑 추락 신이 있었는데 그 한 장면을 찍는데 7일이 걸렸다. 무서워서 일주일 동안 촬영을 미뤘기 때문. 나는 슈퍼맨이 아니다. 정말 무섭다”며 “더는 안 되겠다 싶어 주위 사람들을 보낸 후 팔에 힘이 빠질 때 까지 매달려 있었다. 그러면 알아서 떨어질 테니까. 그렇게 머리부터 떨어졌는데 1년 동안 머리가 아팠다”고 촬영 뒷이야기를 전했다.
성룡은 “53년 동안 영화를 찍었으니까. 부상은 너무 많다”며 “위험한 액션신을 후회한 적은 없다. 나는 생각이 많지 않다. 단지 액션을 향한 마음이 컸다. 생각이 많고 죽음을 걱정했다면 액션 연기를 하지 않았을 거다. 나는 관객을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매번 관객에게 떳떳한 영화를 찍고 싶다”고 털어놨다.
성룡은 자신의 영화에 피 흘리는 신이 없는 이유에 대해 “촬영 후 내 아이에게 보여줄 수 있는 영화인지 스스로 물어본다. 전세계 어린이들이 볼 수 있는 영화. 액션은 있지만 잔인하지 않고, 웃기지만 저속하지 않은 영화를 만들려고 한다”며 “최근 10년 내 영화를 보면 담배 피우는 장면은 물론 재떨이조차 나오지 않는다. 스스로 조심한다. 연예인, 감독으로서 사회에 대한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1980년대 초 미국 할리우드 진출 실패에 대해서는 “‘취권’을 찍었을 때 아시아에서 엄청난 인기가 있었다. 그래서 내가 왕인 줄 알았다. 하지만 할리우드에 진출하고 보니 아무도 날 못 알아보더라. 그래서 홍콩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때 할리우드 경험은 나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 그래서 나의 본분을 잘 하자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싸이는 ‘강남 스타일’을 만들었을 당시 미국 진출을 생각하지 않았을 거다. 하지만 본분을 지키고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에 타이밍이 잘 맞아 성공한 거다”며 “할리우드를 이야기하기 전에 자신의 본분에 충실해야 하고, 우선 본인의 나라에서 잘 해야 한다. 그러면 할리우드가 찾아올 거다”고 조언했다.
쌓은 조 단위의 부와 세계적인 인기에 대해서는 “갑자기 부자가 돼서 하루에 다이아 시계를 일곱 개씩 샀다. 어제는 포르셰를 타고 오늘은 벤츠를 타고, 술에 취해서는 돈자랑을 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자선 활동을 하면서 삶의 의미를 알았고 덕분에 절약 정신도 배웠으며 사회와 사람 보는 눈도 바뀌었다”며 “예전에는 이미지 관리하고 다른 꿍꿍이가 있다고 할까봐 자선활동 사실을 공개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지금은 기회가 될 때마다 사람들과 함께 한다”고 설명했다.
자선활동에 대한 가족들에 생각에 대해서는 “아들에게는 ‘능력이 된다면 직접 벌어서 써라. 그렇지 않으면 방탕해 질 거다. 나도 물려받은 재산은 없었다. 빈손으로 시작해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는데 아들이 내 뜻을 알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무릎팍도사’는 성룡이 어떻게 세계인들에게 존경받은 액션스타가 됐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53년간 대역 없이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연기와 자신만의 연기철학으로 ‘성룡 영화’라는 장르를 만들어낸 성룡은 올해 한국나이로 60세가 됐음에도 지치지 않는 열정을 드러냈다.
끊임없이 도전하고 노력하는 배우이자 자신이 받은 사랑을 되돌려 줄 줄 아는 인간 성룡의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방송 후 각종 SNS에는 “성공한 사람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괜히 월드스타가 아니다” “열정을 본받고 싶다” “왜 대스타인지 알겠다” “감동 받았다” “정말 멋있는 사람이다”는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또한 초난강(쿠사나기 츠요시)편을 통해 외국인 게스트 진행 한계를 보였던 ‘무릎팍도사’는 이번 성룡편을 통해 차분한 진행과, 알찬 내용을 선보여 호평을 받고 있다.
[성룡. 사진 = MBC ‘무릎팍도사’ 방송화면 캡처]
고향미 기자 catty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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