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만 타이중 김진성 기자] “내일부터 한국은 달라질 것이다.”
WBC 대표팀 4번타자는 이대호다. 류중일 감독은 일찌감치 이대호를 4번 붙박이 1루수로 결정했다. 이대호는 요즘 마음이 편하지 않다. 4번타자라는 막중한 책임감을 떠안았는데 정작 대표팀 타선이 비틀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호는 1일 타이중시에서 주최한 WBC 웰컴 파티에서 “나라에서 불렀다. 예전에 병역혜택도 받았다. 이젠 국민에게 기쁨을 줘야 한다. 국민에게 희망을 안겨주겠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대호는 “훈련량이 정말 많았다. 그렇지만, 정상적으로 시즌을 준비한다면 이 시기엔 그 정도의 훈련을 하는 게 당연하다. 다만, 실전 경기가 예년에 비해 앞당겨지면서 당장 경기할 몸이 아니라는 게 문제다”라고 했다. 이어 “5~6게임을 했지만, 타석에 몇 차례 들어섰나. 다들 타격 감각이 정상이 아니다. 공은 보이지만, 제대로 때리기가 쉽지 않다”라고 호소했다.
물론 대회에선 이런 말들도 핑계라는 걸 알고 있다. “4번타자다.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다. 최선을 다하겠다. 단 1점이라도 더 내도록 보탬이 되겠다”라고 했다. 이어 “경기를 하면서 실전감각을 찾겠다. 4번이라고 해서 홈런 욕심을 내진 않을 것이다. 홈런을 칠 수 있다고 치는 게 아니다. 홈런을 욕심내면 안타도 잘 안 나온다. 지금 몸 상태에서 홈런을 바라는 것도 우습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대호는 대만에 대한 경계심도 잊지 않았다. 이날 대만 기자들이 이대호에게 집중 질문을 퍼부었기 때문. 그는 “대만은 좋은 팀이다. 실력이 있는 선수들이 모였다. 마지막 날 경기를 하는데 좋은 승부를 했으면 좋겠다. 우리의 컨디션을 잘 유지하면 대만을 충분히 이길 수 있다”라고 했고, “타격감각이 정상이 아니었으니 우리의 전력이 100%가 아니었다. 내일부터 한국은 달라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대호는 대표팀 강훈련에 얼굴이 새카맣게 탔다. 얼굴 살이 홀쭉하게 빠진 모습. 그는 이날 마지막 훈련에서도 가장 진지하게 타격연습에 임하면서 조금이라도 좋은 컨디션으로 대회에 나서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역대 대표팀 붙박이 4번은 항상 결정적일 때 제 몫을 해줬다. 이대호 역시 국제대회서 잘해왔다. 이번에도 그럴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이대호, 사진 = 대만 타이중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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