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세호 기자] 비록 첫 경기에 패했지만 희망은 있었다. 전체적인 타선의 침묵 속에도 이용규의 집중력은 그대로였다.
이용규는 2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 구장에서 열린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B조 1차전 한국과 네덜란드의 경기에서 비록 안타는 치지 못했지만 상대투수들을 괴롭히며 볼넷 2개를 얻어내는 등 특유의 집중력을 발휘했다.
이용규는 뛰어난 선구안과 파울 커트 능력으로 상대 선발투수 디에고마 마크웰을 괴롭히며 조기강판 시킨 일등 공신이었다. 선수 보호를 위해 투구수 제한이 엄격한 대회 규정상 모든 팀들이 선발 투수의 투구수 관리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기에 이용규의 활약은 더욱 의미가 있다. 1라운드 선발투구의 제한 투구수는 65개다.
이용규는 2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4차례 타석 동안 한 번도 그냥 물러나는 법이 없었다. 1회초 첫 타석부터 볼카운트 2-2 이후 연속 파울 커트로 상대 선발투수 디에고마 마크웰의 투구수를 늘렸다. 비록 7구째를 받아친 타구는 2루수 땅볼에 그쳤지만 이어진 타석에서는 '눈야구'를 발휘했다.
4회 두번째 타석에서도 1사 후 풀카운트 끝에 7구째 볼을 골라 걸어 나갔다. 3회 최정의 안타에 이은 대표팀의 두 번째 출루였다. 득점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이로 인해 마크웰은 투구수가 55개로 늘어나면서 윤석민이 58개의 투구수로 4⅓이닝을 소화한 것과 달리 5회에는 나오지 못했다.
이용규는 6회에도 볼넷을 얻어냈다. 이날 빈타에 허덕인 타선에게 후속타를 기대할 수는 없었지만 이용규는 테이블세터로서 자신의 역할은 십분 소화했다고 볼 수 있다. 8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아쉽게 2루수 땅볼에 그쳤다.
이날 한국은 4안타 빈공과 함께 득점을 전혀 올리지 못했다. 최정은 유일하게 멀티히트(2안타)를 기록했지만 어이없는 견제사와 수비 실책으로 잃은 것이 더 많았다. 한국은 수비에서도 4개의 실책을 헌납했고, 선발 윤석민에 이어 노경은, 손승락이 차례로 각각 2, 1, 2실점하며 결국 충격의 영봉패(0-5)를 당했다.
하지만 이제 1라운드 첫 경기를 시작했을 뿐이다. 대표팀 타선은 연습경기부터 부진을 이어오고 있지만 이용규의 집중력이 여전한 것은 남은 경기에 분명 희망적이다. 바닥을 친 대표팀의 타격이 살아날 때 테이블세트 이용규가 차려주는 밥상은 필수 요소다.
[이용규. 사진 = 대만 타이중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세호 기자 fam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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