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지난해 이례적으로 두 편의 천만 흥행작(도둑들, 광해 왕이 된 남자)이 나온 것에 이어 올해 또 다시 천만 영화가 탄생했다.
한국영화의 신 르네상스 시기로 불리던 2012년은 연초부터 연말까지 한국영화가 강세를 보였고 2013년 역시도 외화는 한국 영화 앞에 통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월 한국영화 점유율은 82.9%를 기록했다. 총 관객수는 2182만 4393명. 지난해 2월 1306만 5438명에 비해 67.0% 증가한 수치다. 이중 한국영화를 관람한 관객수는 1809만 6430명으로 82.9%의 점유율을 보였다. 이는 2006년 10월 85.3% 이후 7년 만에 최고 수치다.
한국영화가 잘 나가는 현상의 주요 원인은 영화의 질적 향상에 있다. 한국영화들은 이제 할리우드 대자본 영화와 비견해도 뒤지지 않는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한다. 소재와 장르 역시도 다양해졌다. 올해만 해도 천만 흥행작인 휴먼 코미디 ‘7번방의 선물’과 액션 블록버스터 ‘베를린’과 느와르 ‘신세계’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관객 앞에 선을 보였다. 특히 이중 ‘베를린’의 경우, 할리우드 액션물과 비교했을 때 뒤지지 않는 완성도를 자랑해 한국 영화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평을 들었다.
그러나 한국영화의 연이은 천만 흥행이 결코 박수치며 반길 일만은 아니라는 영화인들 내부의 지적도 존재한다. 지난해 ‘범죄와의 전쟁’에 이어 ‘신세계’로 돌아온 배우 최민식은 “관객 1억명 시대다, 천만 영화의 연이은 탄생이다 하며 날 뛰어서는 안 된다. 관객들의 수준은 꽤 높아졌고 그렇기에 그들이 도망가지 않게 만들려면 영화의 수준은 더욱 높아져야만 한다”며 “양적인 팽창도 중요하지만 질적 수준을 높이려면 영화라는 매체 자체를 오락거리가 아닌 문화로 받아들이게끔 해야한다. 좋은 책을 읽고 좋은 음악을 감상하듯 영화를 보면서 감정적 힐링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돼온 이른바 예술영화를 활성화 시켜야하는데, 여기에는 정부의 역할이 요구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지금의 르네상스가 한 쪽으로 치우쳐있다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문제를 진단했다면 이제 그것을 해결할 때다. 우리는 이미 거품이 꺼져나간 영화계의 오랜 불황을 경험해봤으니 두 번의 실수는 하지 않아야 한다.
[올해 흥행에 성공한 '7번방의 선물'(왼쪽)과 '신세계', 지난해 천만 흥행작 '도둑들'과 '광해'. 사진 = NEW·쇼박스·CJ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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