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슬' 오멸 감독 "제주4.3 교육, 내 몫 아니다"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오멸 감독이 자신은 교육자가 아니라 예술가라고 쓴소리를 했다.

7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 왕십리 CGV에서 영화 '지슬'(감독 오멸)의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오멸 감독은 "영화를 통해 치유의 역할을 하자는 마음으로 나왔다. 선동하거나 역사를 바로잡자는 생각은 없었다"며 "내가 '제주도에서 총격을 입은 부상자도 와서 볼텐데 잔인해야겠냐'는 질문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잔인한 사연이 너무 많다. 왜 통증을 다시 꺼내 얘기해야 하나. 그럼 분노 밖에 남지 않겠더라. 그분들의 영혼을 치료했으면 좋겠고 여러분을 제사에 초대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또 "난 영화를 찍고 연극하고 있는 예술가 중 한 명이지 사회를 바꾸고 교육하러 영화를 찍은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지슬'은 1948년 겨울 '해안선 5km 밖 모든 사람들을 폭도로 간주한다'는 미군정 소개령을 시작으로 3만이 넘는 주민들이 영문도 모른 채 이름 없이 사라져야 했던 제주 4.3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4관왕을 기록했으며 한국영화로는 최초로 제29회 선댄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 과 제19회 브졸아시아국제영화제 황금수레바퀴상을 수상하는 등 국내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일 제주도에서 먼저 개봉됐으며 오는 21일 전국에서 개봉된다.

[영화 '지슬'의 오멸 감독. 사진 =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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