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안산 김진성 기자] “마지막이란 생각을 안 했다.”
용인 삼성생명이 11일 안산에서 열린 안산 신한은행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서 승리하고 3시즌만에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성공했다. 예상을 뒤엎고 시리즈 스코어 2-1로 승리했다. 그것도 안산에서만 2경기를 잡아냈다. 삼성생명의 챔피언결정전을 향한 열망이 대단했다. 특히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가능성이 큰 박정은에게 마지막으로 챔피언결정전을 뛰게하려는 의지가 대단했다.
무릎이 아픈 김한별이 20분이나 뛰었고, 김계령도 벤치에서 선수들을 독려했다. 온 몸이 좋지 않은 이미선도 투혼을 발휘했고, 젊은 선수들도 몸을 코트에 내던졌다. 박정은은 이날 30분간 단 3점에 그쳤으나 정신적 지주 노릇을 톡톡히 했다. 1차전서 새끼손가락을 다쳤으나 3차전서 5반칙 아웃될 정도로 투혼을 발휘했다. 박정은은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확정된 직후 끝내 눈물을 쏟았다.
박정은은 “진짜 행복해서 죽을 것 같다. 2차전을 이겼다면 이런 느낌이 아니었을 것이다. 힘들게 이기고 올라가니까 더 기쁘다. 챔프전 가는 것도 오랜만이다. 마지막 시즌에 챔피언결정전서 뛸 수 있게 해준 팀 동료들에게 고맙다”라고 했다.
이어 “모두 나를 위해서 그렇게 해주는 것 같아서 행복하고 좋았다. 손가락이 뒤집어져서 인대가 파열됐다. 새끼손가락이니까 개의치 않고 뛰어야 한다”라고 했다. 계속해서 “동료들이 신한을 이기고 크게 소리질러준 것 같다. 특히 한별이에게 고맙다. 내가 해주지 못한 것을 한별이가 대신 해줬다. 미선이도 몸 상태가 안 좋은데 뛰어주니까 고맙고 계령이도 게임출전시간이 적었지만 잘 해줬다. 신입 1년생부터 18년생인 나까지 모두 하나가 돼서 뛸 수 있었다”라고 했다.
박정은은 “은퇴선수가 시즌 전 은퇴선언을 안 하는 이유를 알았다. 마지막이란 생각의 압박감이 들었다. 챔피언전 같은 생각을 버리고 뛰었다. 2차전서 경기내용이 안 좋았다. 힘들었는데 신랑이 한 마디 해줬다. ‘안산에서 니가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게임을 보러 안 가겠다’라고 하더라. 그래서 ‘아 마지막이란 생각 하면 안 되겠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나왔다”라며 끝내 눈물을 쏟았다.
늘 신한은행과의 챔피언결정전서 무너졌던 삼성생명이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설욕에 성공했다. 박정은은 “신한의 벽을 못 넘어서 계속 준우승했다. 챔피언 가는 길목에서 고베를 마셨다. 이번엔 하은주가 빠져서 운도 좋았다. 마지막에 신한을 넘게 돼서 정말 말로 표현 못하게 기쁘다”라고 했다. 챔피언결정전서 만날 우리은행을 두고 “우리은행은 신한보다 더 젊고 피지컬이 강하다. 2차전같이 피해다니면 쉽게 무너진다. 선수들이 우승에 대한 간절함이 크다. 이 기회를 잡아서 우승하겠다”라고 했다.
박정은의 눈물. 그건 삼성생명이 챔피언결정전으로 향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박정은은 15일부터 춘천에서 열릴 챔피언결정전을 준비한다. 그게 선수생활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
[박정은.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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