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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형진 기자] 배우 김태희가 SBS 새 월화드라마 '장옥정'(극본 최정미 연출 부성철)으로 9대 장희빈에 낙점됐다.
그동안 장희빈은 수차례 리메이크돼 왔던 캐릭터다. 주로 희대의 요부나 표독스러운 악녀로 표현돼 왔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8번에 걸쳐서 장희빈이 재탄생 된 것을 보면 장희빈이 가진 캐릭터의 힘은 대단하다.
1대 장희빈은 당시 최고의 미인 김지미가 맡았다. 1961년 정창화 감독의 영화 '장희빈' 속 장희빈은 역사에 기록된 희대의 악녀 그 자체다. 이는 장희빈이라는 요부와 악녀 캐릭터의 시작을 알리는 서막이었다.
임권택 감독 역시 장희빈에 매료돼 2대 장희빈을 탄생시켰다. 당시 장희빈 역을 맡은 배우는 여배우 트로이카 중 한 명인 남정임이었다. 그는 '요화 장희빈'이라는 영화 제목답게 희대의 요부로서의 장희빈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1970년에 들어 브라운관 시대가 열리자 장희빈은 드라마를 만나 더욱 대중적인 캐릭터로 진화했다. 3대 장희빈 역을 맡은 배우는 윤여정이었는데 그는 실감날 정도의 표독스러운 연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미움을 독차지하기도 했다.
4대 장희빈은 지금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미숙이 맡았다. 그는 1982년 드라마 '여인열전 장희빈'을 통해 여인의 매력이 더욱 부각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팜므파탈 장희빈을 탄생시켰다.
이후 전인화가 드라마 '조선왕조 500년 인현왕후'를 통해 제5대 장희빈으로 등극했다. 그는 앙칼지면서도 청순한 양면의 모습을 보여주며 지금까지 회자되는 장희빈 중 하나로 남았다.
6대 장희빈을 맡은 정선경 역시 큰 인기를 끌었다. 당시 정선경은 이름도 많이 알려지지 않은 신인배우였지만 카리스마 넘치는 장희빈 역을 맡아 톱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지게 됐다.
2000년에 들어서도 장희빈의 인기는 계속됐고 김혜수가 드라마 '장희빈'을 통해 7대 장희빈으로 등극했다. 당시 서구적인 마스크로 화제를 모았던 김혜수는 연기파 배우답게 독하디 독한 장희빈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8대 장희빈은 이소연이었다. 숙빈 최씨의 일대기를 그린 드라마 '동이'에서 이소연은 인간적인 고뇌를 가지고 있는 기품있는 장희빈의 모습을 연기했다.
그리고 김태희를 통해 새롭게 조명될 9번째 장희빈은 정치적 인물이나 요부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 꿈과 사랑을 좇는 조선판 알파걸이다.
이렇듯 장희빈은 단골로 사용된 리메이크 소재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캐릭터도 변화하고 진화해왔다. '장옥정'에서 김태희가 그리는 인간적인 여인, 장희빈은 또 어떤 모습이 될 지 기대가 모아진다.
[장희빈을 연기한 김지미-남정임-윤여정-정선경-김태희-이소연-김혜수-이미숙-전인화(맨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사진 = 스프링 제공]
전형진 기자 hjje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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