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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걸그룹 레인보우(김재경 오승아 고우리 노을 정윤혜 김지숙 조현영)가 지독한 공백을 딛고 2년여만에 다시 레인보우로 돌아왔다.
기약없이 길었던 공백기에 대한 원망과 아쉬움은 컴백과 함께 어느새 눈 녹듯 사라졌고, 레인보우의 표정은 훨씬 화사하고 밝아졌다. 오랜 기다림의 시간들이 이제는 귀한 자양분으로 남아 활동의 좋은 밑거름이 됐다. 귀한 줄 몰랐던 매일이 소중하고 멤버들과 이렇게 수다를 떨고 함께 무대에 오를 수 있음에 감사해 할 줄 알게 됐다.
“오랜만에 활동해서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도 몸은 힘들지만 힘들다는 생각이 안 든다. 무슨 스케줄이든 진심으로 즐겁게 임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서 정말 좋다.”(현영)
“공백기가 헛되지 않았다. 무대, 방송 하나 하나 감사함을 많이 느낀다. 되려 그간 취미 활동도 많이 하고 개인적으로 정비할 시간도 많았다. 마음의 여유가 생겨서 생각도 깊고 넓어졌다. 이번 노래 콘셉트도 우리 성격과 가장 잘 맞아 무대 위에서도 더 즐길 수 있었다.”(지숙)
“동료, 후배들이 나오는 모습을 보며 부럽기도 하고 우울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컴백을 준비하면서 준비하는 것 만으로도 좋더라. 지금은 뭘해도 즐겁고 행복하다. 이렇게 7명이 같이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좋다.”(노을)
이같은 마음가짐의 변화는 실제 태도의 변화로도 이어졌다. 그간 가수로서, 연예인으로서 마냥 레인보우의 활동을 즐길 수 없었다는 리더 재경의 대답이 그래서 더욱 솔직하게 다가왔다. 재경은 그간 멤버 중 가장 다방면으로 방송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려왔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가장 하고 싶은 일을 즐겁게 하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다’라고 했는데 이전에는 활동을 즐기지 못했다. 리더로서 팀을 알려야 된다는 압박감에 모든 말과 행동을 하기 앞서 수백번 생각해서 임했고 틀에 갇힌 안일한 대답들을 했다. 즐거움을 주기 위해 너무 과하게 애쓴 것 같다. 공백기는 이같은 생각을 바꾼 계기가 됐다. 이제는 필터링을 많이 안 거치고 얘기한다.”
우리 역시 재경 못지 않게 레인보우 외 활동이 많았던 멤버다. 우리는 이번 활동으로 비로소 레인보우의 정체성을 찾은 것 같다고 안도했다. 우리는 “시트콤이나 예능 출연을 많이 했는데 그러다보니 내 생활면에서도 점점 예능인이 돼가는 느낌이었다. 말 한마디를 할 때도 너무 신경을 썼다. 지금은 본연의 내 직업을 찾은 것 같아 참 좋다”며 밝게 웃었다.
막내 현영은 7kg의 체중 감량에 성공하며 멤버 중 가장 업그레이드된 외모를 뽐냈지만 반면 쉬는 동안 가장 다사다난한 날들을 보냈다. 성대 수술로 6개월간 말을 거의 하지 못했고 쇄골 부상으로 입원을 하고 다이어트의 압박감도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다른 언니 멤버들은 “부상의 시간을 보내면서 제일 성격 있던 막내가 착해졌다. 외모만큼이나 가장 큰 내적변화를 겪었다”고 입을 모았다.
레인보우의 컴백을 기다리며 2년여간 희망고문을 당해야 했던 레인보우의 팬들 역시 지난 공백기 동안 함께 성장했다. 팬들도 레인보우 만큼 무대 하나하나 귀히 여길 줄 알게됐다고. 응원 소리도 남다르다. 게이지가 충만하고 울분마저 섞인 듯 들린다는 멤버들의 전언. 그만큼 팬들의 응집력은 더 세지고 멤버들을 향한 애정은 더 짙어졌다.
레인보우가 속한 DSP미디어는 아이돌 걸그룹의 최전성기를 이룬 4인조 핑클을 비롯해 5인조 보이그룹 SS501, 뒤를 이어 현재 레인보우와 한솥밥을 먹고 있는 5인조 걸그룹 카라 등이 포진한 기획사다. 이에 소위 잘 나가는 카라의 그늘에 밀려 레인보우는 아직 2인자의 그림자를 지울 수 없다.
카라와 누구보다 살뜰하게 지내지만 필드에 서면 선의의 경쟁은 자연스러운 일. 레인보우에게 카라는 어떤 의미일까? 승아는 “친구이자, 많이 배울 수 있는 경쟁자”라고 정의했다.
재경은 “카라는 숙명의 라이벌이자 롤모델이다"라고 꼽으며 "카라만큼 커야겠다는 기준점을 만들어 준 선배다. 카라의 성공으로 배울 수 있고 우리가 나아가야 되는 기준점이 높아진 것 같다"고 답했다.
이에 이번 활동에서 레인보우는 보여주고 싶은 것들이 너무나 많다.
“레인보우가 이런 매력도 있었어?라는 말을 듣고 싶다. 아직도 보여드리지 못한 매력이 많다. 멤버들 각자 개성도 정말 뚜렷하고 더 많은 모습들을 보여주고 싶다.”(윤혜)
“‘텔미 텔미’로 1위를 해야겠다를 떠나 이번 활동으로 레인보우의 음악, 색깔, 목소리를 인지시키고 멤버들 각자의 특기를 잘 살릴 수 있는 영역을 찾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가수이자 엔터테이너로서 다양한 분야에서 사랑받으며 생명력이 질기고 친숙한 그룹으로 남겠다.”(재경)
한편 레인보우의 첫 정규 앨범 ‘레인보우 신드롬’은 지난 2011년 6월 미니앨범 2집을 끝으로 1년 8개월 만에 출시된 앨범이다.
멤버 7명 각자의 매력을 널리 퍼지게 하겠단 각오가 담긴 앨범으로 레인보우의 음악적 변신을 명확히 보여주고자 두 개의 파트로 나눠 출시됐다. 멤버들은 part.1에 이어 part.2도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고 슬쩍 소속사에 바람을 내비쳤다. 이어 올해 DSP미디어 소속 가수들의 패밀리 콘서트도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레인보우. 사진 = DSP미디어 제공]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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