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근·위성우 유쾌한 설전 “티나·이미선을 원해”

[마이데일리 = 춘천 김진성 기자] “티나와 이미선을 원한다.”

춘천 우리은행과 용인 삼성생명의 챔피언결정 1차전을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위성우 감독과 이호근 감독은 15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유쾌한 설전을 하며 챔피언결정전 분위기를 부드럽게 했다. 물론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 날이 서 있었다. 두 감독은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대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재미있는 질문이 연이어 나왔다. 두 팀에서 데려오고 싶은 선수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호근 감독은 곧바로 “티나”라고 했다. 확실한 해결사 엠버 해리스를 데리고 있지만, 확실한 득점원이 큰 경기서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 이 감독은 “티나는 내, 외곽 공격이 모두 능하다. 데려가면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했다.

반대로 위성우 감독은 “외국인선수 거래는 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노련한 이미선”을 꼽았다. 위 감독은 “이미선 같이 베테랑이고 노련한 선수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우리은행의 약점이 큰 경기 경험 부족이란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어 나온 말이 걸작. 위 감독은 이미선 대신 누굴 내줄 것이냐고 묻자 “임영희, 이승아 중 아무나 데려가십시오”라며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두 감독은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위 감독은 “우리은행은 젊은 팀이다. 젊은 패기로 우승에 도전하겠다. 아무도 정규시즌 우승을 예상하지 않았다. 챔프전도 삼성생명이 우세하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더라. 뚜껑은 열어봐야 한다”라고 했다. 이 감독도 지지 않았다. “우승 기회가 왔다. 반드시 잡겠다. 최선을 다해서 싸우겠다”라고 했다.

상대 팀에 대한 경계도 했다. 상대 팀에서 미치지 않았으면 하는 선수를 지목했다. 위 감독은 “삼성생명은 노련한 팀이다. 엠버 해리스에게 점수를 덜 줘야 한다. 이미선도 부담스러운 선수다. 선수들의 우승 경험이 많다. 우리는 큰 경기 부담감을 이겨내야 한다”라고 했고, 이 감독은 “임영희와 티나다. 두 선수의 공격옵션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삼성은 체력적인 문제가 있다. 5게임이니 선수교체로 체력 약점을 극복하겠다”라고 했다.

걱정도 늘어놓았다. 위 감독은 “챔프전을 준비하면서 하루에도 백번씩 마음이 왔다갔다했다. 삼성이 좋을까. 신한이 좋을까. 걱정했지만, 이젠 우리가 잘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마음이 편해졌다”라고 했다. 이 감독도 “김한별이 어제 오늘 전혀 연습을 하지 못했다. 트레이너도 1차전이 쉽지 않겠다고 하더라”라면서도 “1차전이 승부처다. 1차전을 어느 팀이 잡느냐에 따라 챔프전 향방이 갈릴 것 같다”라고 했다.

챔피언결정 1차전을 앞두고 사람들이 예상한대로 두 팀의 강점과 약점이 드러났다. 그러나 그 속엔 강점을 극대화하고 약점을 최소화해 챔피언으로 가고자 하는 의지가 확고하게 드러났다. 두 감독은 이미선과 티나를 서로 원했으나, 말 속엔 뼈가 있었다.

[이호근 감독(위), 위성우 감독(아래).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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