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마이웨이다.
디펜딩챔피언 삼성의 2013년 시범경기는 특별하다. 불완전했던 스프링캠프의 성과와 과제를 확인하고, 정규시즌 계획을 짜야 하는 장이기 때문이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참가했던 류중일 감독은 시범경기서 하나 하나 실타래를 풀어가고 있다. 김성래 수석코치가 워낙 팀을 꼼꼼하게 잘 이끌었다는 전언이다. 류 감독은 김 수석에게 스프링캠프 지휘를 믿고 맡겼고, 연습경기서 나타난 특이사항을 시범경기서 점검하며 정규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의 시범경기 최대 과제는 역시 불펜 필승조 찾기다.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안지만의 재활 속도는 예상보다 빠르다. 안지만의 개막엔트리 합류는 여전히 불투명한데, 공백기가 길어지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사실로 바뀌어가고 있다. 결국 LG로 이적한 정현욱과 토미 존 수술을 받은 권오준의 공백을 메우기만 하면 안지만과 권혁, 심창민, 오승환을 주축으로 충분히 초반 순위싸움서 뒤처지지 않을 것이란 자신감이 있다.
정현욱과 권오준의 공백은 크다. 그러나 정현욱은 지난해 확실히 예년에 비해 하향세였다. 2011년 4승 3패 1세이브 24홀드에 평균자책점 2.36이었으나 지난해엔 2승 5패 3홀드 평균자책점 3.16이었다. 5년 연속 두자리 수 홀드에 실패했다. 리드를 지켜주는 필승조 역할보다 경기 흐름이 명확하지 않을 때 잡아주는 역할을 했었다. 류 감독은 정현욱을 대신할 불펜 투수가 나올 것이라 믿는다. 권오준의 경우 대체자로 성장 중인 심창민이라는 카드가 있다.
정현욱과 권오준의 행보에 관계없이 삼성 불펜은 리빌딩이 필요했다. FA 이적과 부상 공백을 계기로 오히려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좌충우돌 과정에 놓여있다. 조현근, 이준형, 최원제, 김현우, 김희걸 등은 시범경기서 난타를 당했다. 불펜 투수라면 반드시 지양해야 할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면서 도망가는 피칭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큰 경기, 혹은 박빙승부서 출전한 경험이 아직 적다. 이들에겐 시범경기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자신과의 싸움에 돌입했다.
원래 부진한 뉴 페이스들이 눈에 잘 띄는 법. 좋은 피칭을 하고 있는 투수도 눈에 띈다. 김기태, 박근홍, 신용운은 각각 3~4경기서 경기당 1이닝을 채 던지지 못했으나 평균자책점은 나란히 0이다. 왼손 불펜 기대주 백정현이 2경기 7⅓이닝 평균자책점 1.23, 스프링캠프부터 두각을 드러냈던 이동걸이 3경기 3⅔이닝 평균자책점 2.45로 괜찮은 페이스를 선보이고 있다.
시범경기서 부진한 투수들도, 잘 던지고 있는 투수들도 정규시즌서 어떤 모습을 선보일 것인지 알 수 없다. 단 하나 확실한 건 서로 건전한 경쟁체제를 형성하면서 함께 실력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그동안 삼성 불펜은 기존 주력 투수들의 벽이 너무 높았기 때문에 2군에 머물렀던 투수들에겐 상대적인 박탈감이 있어왔던 게 사실이다. 지금 삼성 불펜 뉴 페이스들을 노리는 자들에겐 희망과 긍정적 에너지가 있다.
류중일 감독도 딱히 걱정을 하지 않는 눈치다. 어차피 시범경기는 옥석을 가리는 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니 잘 하는 선수도, 그렇지 못한 선수도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이다. 안지만의 빠른 회복 속도도 든든하기만 하다. 시즌 초반 삐걱거릴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그 보다 팀이 한 단계 튀어 오르기 위한 일보 후퇴라는 인식이 삼성 내부에서 강하게 퍼져있다. 삼성이 시범경기서 2승 3무 2패로 5위에 머물러 있어도 ‘마이웨이’를 외칠 수 있는 이유다. 삼성 마운드에 현 시점은 변화의 바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시범경기서 괜찮은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는 신용운. 사진 = 삼성라이온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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