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희, "사랑의 실상은 마냥 달콤하지 않다"(인터뷰)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사랑이라는 것은 달콤하게 포장돼있지만, 실상은 마냥 달콤하지만은 않은 그런 것이죠. 오히려 누군가를 만나지 않을 때가 더 편할 수도 있는 것이고, 누군가를 만나는 순간이 그래서 더 힘들 수도 있고. '연애의 온도'(감독 노덕,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는 그런 사랑의 지극히 현실적인 부분을 다룬 영화였죠."

'연애의 온도'에서 사내 비밀연애를 하며 헤어지고 만나고를 반복해온 회사원 장영을 연기한 여배우 김민희의 말이다. 여배우의 사랑은 특별할 것이라는 생각은 편견에 불과한 것인지 그녀가 결코 경험해보지 않았을 것만 같은 장영의 평범하디 평범한 연애의 어느 대목을 떠올리며 "누구나 겪은 일"이라고도 말했다.

그렇게 우리가 모르게 연애가 주는 이상기온을 직접적으로 또 영화를 통해 간접적으로도 경험한 김민희는 "연애는 결코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지만,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일을 끊임없이 경험했으면 해요"라며 "과거의 상처가 힘들어 쉬고 싶다는 마음을 먹기보다는 많이 경험하길 추천드려요. 원래 사랑이라는 감정은 힘든 법이죠. 아마 나이가 더 들어서도 여전히 그럴 거예요"라는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사랑을 멈추지 말라는 그녀의 조언처럼, 영화 속 장영의 모습은 순간순간들은 불행해 보이나 전체적으로는 행복해보인다. 급기야는 한때 사랑한 상대를 때리고 핸드폰 소액결제 폭탄을 내리찍고 빌려간 돈을 갚으라고 악을 썼더라도 그녀는 진심과 사력을 다해 상대를 사랑했으니 말이다.

사랑의 달콤한 순간들이 끝나면 다가오는 씁쓸한 감정을 추출한 이 영화는 그러나 여배우로서는 쉽게 선택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게다가 김민희로서는 연기인생 통틀어 가장 벅찬 박수를 받은 영화 '화차' 이후 첫 선택이 바로 '연애의 온도'였다. 고민이 안 될 수 없었던 선택이었을텐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당시 많은 고민을 했었던 것 같아요. 제게 들어온 책(시나리오) 중에서 가장 재미있게 봤던 것이 바로 지금의 '연애의 온도'였어요. 수수하고 평범한 장영이라는 여자가 너무 좋았어요. 어쩌면 전작이 '화차'였기 때문에 비롯된 선택일지도 몰라요. 아무튼 저는 선택을 했고, 재미있게 촬영했고 좋은 작품으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아! 무엇보다 저는 이 작품이 흥행을 떠나 '내 작품'이어도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었던 것 같아요."

단맛이 가신 뒤 비로서 찾아오는 진짜 사랑의 맛을 그린 '연애의 온도'는 21일 개봉된다.

[김민희.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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