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야말로 좌충우돌 적응기다.
대전구장은 올 시즌 확 바뀌었다. 좌우 펜스가 97m에서 100m, 중앙 펜스가 114m에서 122m로 길어졌다. 인조잔디도 걷어내고 천연잔디를 깔았다. 김응용 감독 부임 후 최근에서야 겨우내 리모델링을 완공했다. 한화는 시범경기 홈 경기를 금주에 처음으로 치르면서 정규시즌을 앞두고 적응에 열을 올리고 있다.
▲ 외야수비 범위 잡기 어렵네, 내야도 적응 필요
바뀐 대전구장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팀은 당연히 홈팀 한화다. 한화는 시범경기서 새로운 대전구장에 적응하고 있다. 수비가 관건이다. 아직은 쉽지 않은 모습. 외야가 광활해지면서 외야수들이 커버해야 하는 수비범위가 넓어졌다. 내야수들도 천연잔디에 걸맞게 바운드 처리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아무래도 인조잔디보단 타구 속도가 늦고 불규칙 바운드가 많아 충분히 적응을 해야 한다. 오키나와 캠프에서 이런 점을 감안해 수비 연습을 했지만, 아무래도 실전과는 다르다.
한화는 금주 두산, 삼성과 홈 4경기를 치러 2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승패와 관계없이 실책이 많았다. 내야에서의 실책보다 더 주의해야 할 것이 외야 실책. 외야수들 뒤엔 수비수가 없기에 외야에서의 실책은 실점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올 시즌 우익수로 뛸 김태완을 비롯해 아직 한화 외야수들은 광활한 대전구장 외야를 누비는 게 영 어색해 보였다. 위치선정에 실패해 소위 말하는 ‘만세’를 외치는 경우도 있었다.
내야에선 바운드 계산이 관건이다. 한화는 신예 조정원, 젊은 피 하주석 등을 내야 주전요원으로 적극 중용하고 있다. 이들은 바운드 계산은 물론이고 일반적인 내, 외야 중계 플레이를 할 때도 종종 볼을 흘리는 모습을 보여 동료들에게 안정감을 심어주지 못했다. 시간이 걸릴 문제다. 김응용 감독은 “삼성이 잠실에서 수비 못하나”라며 모든 걸 실력부족 탓으로 돌렸다. 삼성 철벽 내야진은 홈 대구의 인조잔디, 잠실의 천연잔디 등 어디서든 좋은 수비력을 자랑한다. 한화는 시범경기 10경기서 10실책을 기록 중이다.
▲ 아침 9시, 연습 또 연습만이 살길
김 감독은 지난해 가을 부임하자마자 마무리훈련, 스프링캠프에서 수비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일반적으로 수비 실력은 연습량에 비례한다는 말이 있다. 한화는 많은 연습량으로 이 명제를 증명하려고 한다. 아직 뚜렷한 결과는 없다. 두산과의 2연전서는 연이어 수비 실책으로 결정적인 점수를 내주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김성한 수석코치는 “선수들이 수비를 못하는 게 아니다. 경험이 부족한 선수가 많으니까 자꾸 승부처만 되면 얼어붙는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또 다시 꺼내든 카드는 훈련이다. 기자는 지난 20일 한화의 대전 삼성전 취재를 위해 아침 9시경 대전구장에 들어섰다. 정적이 감돌 것이란 예상이 빗나갔다. 코치들은 연신 펑고를 날렸고, 선수들은 기합을 외치며 굵은 땀을 흘리고 있었다. 한쪽에선 괴로워하는 곡소리가 들렸다. 외야 팝 플라이 처리부터 내, 외야 중계플레이, 내야 땅볼 처리, 3-1 훈련 등 다양한 종류의 수비 훈련이 구장 구석구석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알고 보니 아침 일찍부터 진행된 훈련이라고 한다. 오후 1시부터 진행되는 시범경기 연습은 보통 오전 9~10시정도에 홈팀부터 시작한다. 그러나 한화의 경우 다른 팀들에 비해 훈련 시작시간도 빠르고, 타격 훈련보다 수비 훈련에 할애하는 시간이 유독 많다. 한화 관계자에 따르면 하루 이틀 일이 아니라 최근 계속 그렇게 하고 있었다고 한다.
▲ 홈 구장, 내 집처럼 편안해야 승률 끌어올릴 수 있다
한화는 21~22일 삼성과의 홈 2연전서 시범경기 들어 처음으로 연승했다. 철벽 내야를 자랑하는 삼성에 비하면 안정감은 살짝 떨어졌지만, 결정적인 실책으로 인한 실점을 하는 장면은 연출하지 않았다. 물론 기록되지 않은 실책. 즉 불안한 플레이는 여전히 종종 나타나고 있다. 이런 점들은 투수들에게 득이 될 리 없다. 가뜩이나 강하지 않은 투수력을 지닌 한화로선 수비력이 중요하다.
한화는 지난해 홈에서 썩 좋지 않은 성적을 올리며 순위싸움에서 멀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 시즌엔 홈에서 어떻게든 승률을 끌어올려야 한다. 전문가들은 그런 점에서 한화가 확 바뀐 대전구장에서 하루 빨리 수비를 가다듬어야 한다고 본다. 공격은 지난 21~22일 삼성과의 2연전서 이상 무임을 확인했다. 김태균도 "어차피 넘어갈 타구는 넘어간다"라며 한화 특유의 장타 생산이 멈추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한화의 좌충우돌 대전구장 적응기는 현재진행형이다.
[하주석의 수비 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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