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야구에서 일반적으로 포수와 유격수는 수비적인 측면이 중시된다. 그래서 이들은 타격이 시원스럽지 않더라도 준수한 수비능력만으로 주전 위치를 차지하는 것이 가능하다.
반면 몇몇 포지션은 폭발적인 타격이 필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1루수다. 1루수는 각 팀 거포들의 집결지이며, 팀 내에서도 가장 공격력이 뛰어난 선수가 맡는 경우가 많다. 수비와 주루 능력은 있으면 좋지만,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다.
LG 트윈스의 1루수 김용의는 많은 이들이 일반적으로 그리는 1루수의 모습은 아니다. 긴 다리의 이점을 살린 김용의의 빠른 발은 1루수의 이미지와 거리가 멀다. 반면 타격은 아직까지 1루수에게 바라는 기대치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김용의는 시범경기 마지막 날 팀에 믿음을 심어줬다. 김용의는 24일 잠실 두산전에서 3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이전까지 .250이었던 시범경기 타율도 .348(23타수 8안타)로 껑충 뛰어올랐다.
"경기 전 컨디션이 좋았다. 감독님과 코치님의 조언이 도움이 됐다"고 경기 후 소감을 밝힌 김용의는 주전 경쟁에 관해 묻자 "평생 1번 올까 말까 한 기회다. 놓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주전에 대한 의욕이 그대로 묻어났다.
김용의 자신의 말에 의하면 아직도 LG의 1루 자리는 경합 중이다. 김용의는 "전지훈련 때부터 계속 경쟁이었다. 최동수 선배님, (문)선재, (최)영진이와 공평하게 경쟁하고 있다. 나에게 주어진 임무를 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팀이 잘 되면 개인 성적은 따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자신의 생각을 차분히 풀어냈다.
1985생인 김용의는 올해 우리 나이로 서른을 바라보고 있지만 야구밖에 모를 정도로 순수한 면이 있다. 주전 경쟁에 대해 계속해서 질문이 쏟아지자 "너무 어려워요. 좀 쉬운 질문을 해주시면 안될까요?"라고 되물으며 순박한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질문공세는 계속됐고, 다른 1루 주전 후보들에 비해 자신의 장점이 무엇이라 생각하느냐 묻자 "외모?"라고 다시 짧게 되물었다. 참고로 김용의의 별명은 만화 '둘리'에 나오는 '또치'다. 자신의 장점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어쩌면 다른 선수에게는 실례일 수 있기 때문에 김용의의 농담이 배려에서 나온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김용의는 다시 팀 이야기로 돌아갔다. 자신의 성실성에 대한 칭찬이 흘러나오자 김용의는 "나 말고 LG의 다른 선수들도 정말 야구밖에 모른다"며 동료들 편에 섰다.
강팀은 포지션 경쟁이 시즌 직전까지 계속 이뤄진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면 각자 확고한 주전과 강력한 백업으로 자리를 잡으며 팀 우승을 위해 헌신한다. 반면 포지션 경쟁이 시즌 중후반까지 계속 이어지는 팀은 강팀이 될 수 없다. 확실한 주전 선수가 없다는 의미다.
이러한 시각에서 바라보면 LG가 4강 진출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1루 경쟁도 이쯤에서 끝나고 시즌 초반부터 한 명의 선수가 자리를 잡아야 한다. 그것이 김용의가 될지 아니면 다른 선수가 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한 명의 후보가 적어도 100경기 이상을 출전하는 확실한 주전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김용의가 노리고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구체적인 수치로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김용의는 개인적으로는 주전 도약, 궁극적으로는 팀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김용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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