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남편이 밥도 잘 해주고 청소도 해줬어요.”
여자프로농구 정규시즌 MVP에 우리은행 임영희가 선정됐다. 임영희는 26일 서울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2-2013 KDB금융그룹 여자프로농구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 96표 중 90표를 얻어 정규시즌 MVP에 선정됐다. 임영희는 정규시즌서 평균 15.4점(5위), 5.2리바운드, 3.3어시스트(3위), 3점슛 성공률 38.7%(1위)를 기록하며 우리은행의 7년만의 정규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었다.
정규시즌 막판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사석에서 “그래도 정규시즌 MVP에는 임영희가 가장 가깝지 않나 싶다. 어린 선수들을 정말 잘 이끌어줬다”라고 했다. 1980년생인 임영희는 올해 한국나이로 34세다.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큰 경기 경험, 우승 경험은 거의 없었다. 그럼에도 자신보다 훨씬 어린 박혜진, 이승아, 배혜윤, 양지희 등을 잘 이끌었다. 외국인선수 티나 톰슨이 맏언니였지만, 실질적으로 우리은행을 이끈 리더였다.
또한, 임영희는 지난 시즌보다 일취월장한 기량을 선보였다. 특유의 원드리블 이후 솟구치는 중거리슛의 정확성이 좋아졌다. 위 감독은 “누구보다도 열심히 시즌을 준비했다. 힘든 훈련을 모두 소화하면서 다치지 않았다. 후배들도 잘 이끌었다”라며 뿌듯해했다. 여자농구는 올 시즌 우리은행이라는 신데렐라 팀을 재발견했으나 그 이면에는 임영희의 재발견이라는 소득도 있었다.
임영희는 대기만성 스타다. 이제까진 그저 그런 선수였으나 올 시즌을 통해 국내 최고 선수로 거듭났다. 임영희는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그만두고 싶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정말 힘들었다”라고 회상했다. 이때 가장 힘이 돼준 사람이 바로 남편 유재선 씨였다. 임영희는 “항상 통화할 때마다 힘을 줬다. 마음 편하게 해줬다. 집에 갈 수 있어도 힘이 들어서 안 갔는데 남편이 다 이해해줬다”라고 했다.
임영희는 남편 유 씨가 최고의 외조를 해줬다고 자랑했다. 임영희는 “남편이 등갈비를 넣어서 김치찌개를 해줬다. 음식도 잘 한다. 밥도 다 해놓고 있었고 청소도 다 해줬다. 여자라서 집에 가면 집안 일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는데 남편은 마음 편하게 쉬게 해줬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임영희는 현실적이었다. “과분한 상이다. 농구를 하면서 큰 상을 받은 적이 없었다. 과분한 상이다. 참고 이겨내서 오늘 같은 날이 왔다”라면서 “앞으로 운동을 몇 년 더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적은 나이가 아니다. 몸이 아픈데 없이 해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 잘할 자신이 있다. 다가오는 시즌이 부담스럽지만, 올 시즌 우승이 우연이라는 얘기를 안 듣기 위해서라도 더 좋은 성적을 내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정규시즌, 챔피언결정전 MVP를 휩쓴 임영희. 올 시즌 여자농구 최고의 신데렐라로 거듭났다.
[임영희.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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