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치용 감독의 베테랑 조련, 3연승으로 돌아올까?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지도자라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국내 프로스포츠를 통틀어서도 가장 만족을 모르는 지도자 중 하나로 꼽힌다. 시즌이 막바지를 넘어 챔피언 결정전까지 접어든 상황에서도 신 감독은 승리에 만족하지 않고 부족한 경기력에 대한 지적에 더 열을 올리고 있다.

오랫동안 팀과 영광을 함께한 삼성화재의 베테랑 3인방인 석진욱, 여오현, 고희진의 경우도 예외는 없다. 이미 경기 전부터 신 감독은 이들의 이름을 하나씩 거론하며 불만과 함께 앞으로의 분발을 촉구했다.

신 감독은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석진욱에 대해 "몸 상태가 좋지 않다. 1차전만 무난히 소화해준다면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신 감독의 말과 다르게 석진욱은 2차전까지 정상적으로 소화했지만, 신 감독은 여전히 만족하지 않고 있다.

신 감독은 2차전 종료 후 "진욱이가 나이가 있어서 움직이는 데 조심하는 면이 있다. 두 번째 동작이 안 되기에 경기 끝나고 진욱이를 불러 배구를 그만둬야 될 것 같다고 말해줬다.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을 것이다. 나이 든 선수들은 늦어서 다른 선수들과 겹치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어쩌면 석진욱이 1차전만 소화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도 의도적 발언일 수 있다. 지금까지 신 감독이 보여준 선수 조련법을 생각한다면 이 발언도 석진욱의 자존심을 자극해 챔피언 결정전의 마지막 경기까지 승부욕을 끌어올리게 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

사실 미디어데이에서는 엄살을 부렸지만 신 감독은 2차전을 앞둔 석진욱에게 "난 네가 아픈 선수라고 생각하지 않겠다. 쉬고 싶으면 집에 가서 쉬어라"라고 엄포를 놓았다. 그리고 챔피언 결정전 1차전이 끝난 날 베테랑 3인방을 모아 "1승일 때가 더 위기다"라는 말로 긴장이 풀리는 것을 미연에 방지했다. 이로 미루어 보아도 신 감독이 미디어데이에서 했던 말은 엄살로 보인다.

신 감독의 조련은 팀의 주장 고희진에게도 똑같이 적용됐다. 고희진은 2차전 직후 인터뷰에서 "1차전 끝나고 표정이 어둡다는 말을 듣고 속으로 내가 이것밖에 안 되나 생각했다. 나는 파이팅을 해줘야 하는데 코트에서 뭘 했나 하고 자책을 많이 했다"고 털어놓았다. 삼성화재는 2차전에서도 3-1로 승리했고, 결국 신 감독의 한 마디에 자극받은 고희진의 변화가 승리에 보탬이 된 것이다.

삼성화재의 목표는 3차전에서 우승을 확정짓는 것이다. 3차전이 열리는 28일은 신 감독의 딸이자 박철우의 부인인 신혜인의 첫 아이 출산 예정일이기도 하다. 신 감독과 박철우는 두 가지 선물을 한 번에 받기 위해 3차전에서 챔피언 결정전을 끝내겠다는 각오다.

그러기 위해서 신 감독은 또 한 번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이다. 베테랑 3인방에게 자극을 주거나 이들이 스스로 후배들을 다독이며 나아가는 방식으로 삼성화재는 지난 수년간 정상을 지켜 왔다. 신 감독의 직설적 화법이 3연승을 불러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치용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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