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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과거 주먹 하나만 있으면 무서울 것 없었던 고교생들. 이들은 20년이 훌쩍 지난 현재 각자의 위치에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간혹 부모님에게 "과거 꿈이 무엇이었냐"고 물으면 머뭇거리거나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물론 꿈이 없어서가 아니다. 잊고 살던 꿈에 대한 그리움이고 미안함이다. 영화 '전설의 주먹'(감독 강우석)은 이런 과거 꿈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과거 복싱 챔피언을 꿈꾸던 강철 주먹 임덕규(황정민)는 꿈의 문턱에서 좌절을 한 뒤 평범한 삶을 살아간다. 국수집을 운영하면서 홀로 딸을 키우면서 과거의 꿈은 잊은지 오래다.
한때 사당동을 제패했던 카리스마의 전설 이상훈(유준상)은 출세를 위해 자존심도 버렸다. 대기업 홍보팀에서 일하며 온갖 수모를 당하지만 '한 가정의 가장'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간다.
죽도록 일등이 되고 싶었던 삼류 파이터 신재석(윤제문)은 여전히 주먹을 쓰고 살아간다. 하지만 일등이 아닌 삼류 건달일 뿐이다.
이들의 진짜 이야기는 링에 오르면서 비로소 시작된다. 리얼 액션 TV쇼 '전설의 주먹'을 통해 25년 만에 재회한 이들은 고교시절에 못이룬 꿈을 하나하나 찾아가기 시작한다.
국수집 사장과 대기업 홍보팀, 삼류 건달. 이들은 모두 보통의 우리 아저씨 들이다. 하지만 링에 오른 순간 '인생역전'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며 화제의 주인공이 된다.
싸움이 아니다. 이들은 링 위에서 꿈을 다시 생각하고 과거를 기억하며 생각만해도 울컥한 과거 꿈에 대해 사과하고 있는 것이다.
당초 '전설의 주먹'은 강한 숫컷 냄새가 풍기는 '남자들의 영화'로 생각됐다. 하지만 막상 공개된 영화는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남성 관객은 당연하고 여성 관객들도 "그랬을때가 있었지"라며 향수에 빠져들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담긴 영화다.
보통의 아저씨들, 우리 아버지의 진짜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이라면 '전설의 주먹'에 관심을 가져볼만하다. '전설의 주먹'을 통해 40대 중반, 아저씨들의 진짜 이야기가 펼쳐진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전설의 주먹'은 고교시절 주먹 하나로 일대를 평정했던 세 친구가 25년 후 리얼 액션 TV쇼에서 다시 만나 그 당시 끝내지 못한 마지막 승부를 펼친다는 내용을 그린다. 오는 4월 10일 개봉.
['전설의 주먹' 포스터(위)와 출연진 황정민, 유준상, 이요원, 윤제문, 정웅인(왼쪽부터). 사진 = CJ 엔터테인먼트 제공,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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