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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오리온스가 6강 플레이오프를 최종 5차전으로 몰고 갔다.
28일 고양체육관. 여전히 벼랑 끝에 몰린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의 경기 전 코멘트는 다를 게 없었다. “김태술과 이정현이 정상적으로 출전한다고 생각하고 경기를 준비했다. 오히려 그런 걸 신경쓰면 역효과가 난다”라며 김태술, 이정현의 컨디션 여부에 관계없이 오리온스가 할 수 있는 정상적인 플레이를 할 것임을 강조했다.
사실 오리온스에 1~3차전서 나타난 약점은 하루 아침에 고쳐질 게 아니었다. 수비 조직력에서의 집중력 부족, 악착 같은 제공권 장악 2% 부족 현상. 전태풍과 윌리엄스에 대한 의존도까지. 추 감독은 원론적인 말을 했다. “공격에선 외곽에서 전태풍, 김동욱, 최진수를 최대한 활용하겠다. 골밑에선 조셉 테일러의 활용도를 높이고 리온 윌리엄스의 의존도를 낮추고 체력을 아끼겠다. 그렇게만 되면 후반 갑자기 무너지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오리온스 공격이 나아가야 할 방향.
오히려 추 감독은 “정신적인 부분을 강조했다”라고 했다. 플레이오프 같은 큰 경기서 선수들의 정신적인 집중력과 의지는 경기력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그러면서 추 감독은 “전반 초반 분위기를 잡으면 된다”라고 했다.
추 감독의 말대로 됐다. 오리온스는 초반부터 승기를 잡았다. KGC는 발목 부상 중인 이정현이 선발출전했으나 김태술은 벤치에 앉았다. 그러나 KGC 이상범 감독은 초반 오리온스의 공격이 원활하게 풀리자 급하게 김태술을 기용했다. 오리온스는 꿈쩍하지 않았다. 김태술과 이정현은 발목 상태가 100%가 아니었기 때문. 오리온스는 전태풍을 중심으로 1~3차전보다 훨씬 더 다양한 공격을 선보였다. 테일러와 김동욱의 2대 2플레이, 조상현의 외곽공격 등이 나왔다.
시즌 내내 줄부상으로 정상적인 멤버 가동을 한 적이 없는 KGC는 4차전이 되자 확실히 체력적으로 힘겨워했다. 슛 적중률도 떨어졌고, 패스 정확도가 떨어지면서 오리온스 수비에 연이어 스틸을 헌납했다. 오리온스는 속공 득점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크게 달아나진 못해도 근소한 리드를 지켰다.
물론 KGC가 그대로 무너진 건 아니었다. 오리온스는 3쿼터 위기를 맞이했다. 최진수와 윌리엄스의 득점으로 근소한 리드를 지켰던 상황. 석연찮은 심판 휘슬로 연이어 자유투 득점을 내주며 바짝 추격 당했다. 테크니컬 파울, 팀 파울, 속공 파울 등이 겹쳐 한꺼번에 자유투로 동점을 헌납한 상황.
오리온스의 집중력이 대단했다. 조그마한 접촉에도 파울콜에 예민했던 상황. 그러나 베테랑 조상현이 3쿼터 막판 3점포 2개를 터뜨렸고, 최진수와 윌리엄스의 골밑 공격도 주효했다. 경기 막판까지 이런 분위기를 이어갔다. 강력한 수비로 KGC의 예봉을 꺾었고, 최진수도 득점에 가세했다. 3차전과는 달리 리바운드 집중력도 있었다.
무엇보다 전태풍이 크게 동요되지 않았다. 3쿼터 중반 이후 석연찮은 파울 콜에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정상적으로 경기를 조율했다. 4쿼터 중반, 막판에는 본인이 직접 3점슛과 중거리슛을 터뜨리기도 했다. 반면 KGC는 확실히 1~3차전에 비해 활동폭이 줄어들었다. 김태술과 이정현은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었고, 전태풍을 끝까지 제어하지 못했다. 오리온스는 전태풍이 여유있게 경기를 풀어간 끝에 6강 플레이오프를 원점으로 돌렸다. KGC의 체력, 부상 악재, 여유를 찾은 전태풍과 주전들의 고른 득점을 원한 추 감독의 승부수 적중. 이제 두 팀의 6강 플레이오프 5차전 결과를 점치는 건 어려워졌다. 확실히 오리온스가 흐름을 탔다.
[전태풍.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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