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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삼성과 KIA는 목표를 위해 넘어야 할 산이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목표”라는 말을 꺼냈을 뿐, 2001년 이후 12년만의 한국시리즈 대권도전이라는 말을 직접적으로 꺼내지 않았다. 하지만, 김 감독의 비장한 표정, 그리고 두산의 올 시즌 전력과 분위기를 감안할 때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다 안다. 두산은 올 시즌 우승에 사활을 걸었다. “정재훈과 이재우가 동시에 개막엔트리에 들어간 게 얼마만인가”라고 화색이 돈 김 감독이다. 두 사람은 두산의 대권도전에 가장 중요한 퍼즐들.
김 감독은 30일 삼성과의 대구 개막전을 앞두고 “삼성이든 KIA든 목표를 위해 넘어야 할 산이다”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그러나 성급하게 나아가지는 않겠다고 했다. “시즌은 길다. 홍상삼은 보름 안에만 1군에 올라와주길 바란다. 최준석과 오재일은 본인이 잘 맞지 않아서 특타를 하고 왔다”라며 선수들의 시즌 준비 상황을 차분하게 설명했다.
김 감독은 오른발 부상이 있는 홍상삼의 컴백, 정재훈과 이재우의 연착륙 등 마운드가 올 시즌 두산 행보의 키라고 본다. “불펜 투수들은 필승조가 따로 없다. 모두 대기해야 할 수도 있다”라고 했다. 대신 “타선은 2번과 7~9번을 빼놓고는 변동이 없을 것이다”라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이날 개막전서 김 감독은 손시헌을 2번타순에 놓았다.
김 감독은 삼성이 개막 2연전 후 4일간 휴식을 취하기 때문에 총력전을 펼칠 수도 있다는 말에 “다 쏟아부어도, 안 쏟아부어도 삼성은 삼성이다”라고 개의치 않았다. 그러면서도 “아직 시즌 초반이다. 시즌 초반에 모든 전력을 쏟아붓는 건 어떻게 보면 굉장한 모험이다. 진짜 전력을 쏟아부어야 할 시기에 쏟아붓지 못할 수도 있고 투수들이 과부하에 걸릴 수도 있다. 물론 초반부터 그렇게 할 경우 치고 나설 수도 있다”라며 섣부른 판단을 경계했다.
김 감독은 삼성과 KIA를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시즌 초반부터 총력전을 펼칠 것인지에 대해선 신중한 태도였다. 그저 “감독이 판단을 잘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두산은 지난해 시즌 초반 선두와 2위권을 유지하다 시즌 막판 SK에 2위를 내주고 3위로 내려앉은 뒤 준플레이오프서 롯데에 덜미를 잡혔던 뼈 아픈 기억이 있다. 김 감독으로선 그만큼 시즌 운용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물론 삼성과 KIA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김진욱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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