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KIA 타이거즈 타선이 확실히 달라졌다. 상대 에이스가 나온 경기에서 2사 뒤에만 10점을 뽑았다.
KIA는 30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넥센 히어로즈에 10-9로 재역전승을 거뒀다. 선발 헨리 소사가 만족스런 피칭을 하지 못했음에도 KIA는 타선의 힘으로 승리를 가져왔다.
더 놀라운 것은 이러한 결과가 LCK(이범호-최희섭-김상현)포가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않은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김상현은 이날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팀이 3-4로 뒤지던 5회말 김상훈 타석 때 대타로 나서기 위해 몸을 푸는 듯 한 모습이 잠시 보이기도 했지만, 대타로 등장한 것은 같은 포지션의 차일목이었다. 김상현은 경기 마지막까지 벤치를 지켰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놀라운 활약을 보인 것은 개막전 4번으로 낙점된 나지완이었다. 나지완은 6회 역전 투런홈런과 7회 역전 결승 2타점 적시타 등 5타수 3안타 5타점으로 맹활약했다. 특히 3개의 안타가 모두 타점과 연결됐다는 점에서 해결사 본능을 마음껏 발휘한 경기였다고 볼 수 있다.
나지완은 최근 선동열 감독이 팀에서 가장 타격감이 좋다고 밝힌 선수다. KIA를 상징하는 거포가 LCK지만, 나지완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지난해에도 내가 꾸준히 4번을 지켰다. 우리 팀에 그 형들만 있는 것은 아닌데, 조금 서운했다”고 말했다. 나지완이 실제로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하면 당연하기도 한 반응이었다.
당초 많은 이들이 KIA의 전력을 평가할 때도 나지완은 중심에 있지 않았다. 이용규-김주찬의 테이블 세터에 LCK포가 중심을 잡아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고, 나지완은 김원섭과 함께 외야수와 지명타자를 오가며 상황에 따라서는 벤치에 남아 대타를 준비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나지완은 선 감독의 결단에 따라 개막전 4번이 됐고, 그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 김주찬이 찬스를 만드는 역할을 완벽히 해내는 가운데 나지완이 해결사 임무를 완수하며 KIA는 10점을 뽑고 마운드의 부진 속에서 소중한 시즌 첫 승을 챙겼다.
특히 KIA가 개막전에서 뽑은 10점은 모두 2사 뒤에 나왔다는 점에서 더 가치가 있다. 10점 중 대부분은 주자가 없는 2사에서 타석에 들어선 선수의 출루로 불씨를 살리면서 나온 득점이었다. 달라진 KIA의 공격 응집력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해 찬스마다 번번히 범타로 물러났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김상현까지 돌아온다면 개막전 4번이었던 나지완은 그대로 4번을 지키거나 5번 혹은 6번으로 내려올 수도 있다. LCK+N(나지완)의 3~6번 타순이 되는 것이다.
LCK가 거의 없다시피 했던 지난 시즌과는 180도 달라진 양상이다. 4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던 나지완이 예년과 비슷한 활약을 해준다면 KIA는 1~6번이 모두 강타자로 채워진다. 당초 KIA가 우승후보로 꼽혔던 것은 막강한 선발진 덕택이었지만, 타선 역시 쉬어갈 곳이 보이지 않는다. 김상현이 출전하기 시작해 LCK+N 타선이 완성된다면 타선의 파괴력에서도 KIA는 리그 정상을 다툴 수 있다.
[LCK+N을 구성하기 위해 복귀 준비 중인 김상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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