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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9인조 아이돌 그룹 제국의아이들의 멤버 광희는 소위 말해 그룹의 비주얼을 담당하는 센터도 아니고 보컬 담당도 아니다. 하지만 특유의 쾌활함과 끼로 제국의아이들을 대중에 알린 공신이다.
광희는 ‘성형돌’이란 닉네임답게 거침없이 성형수술 사실을 자체 폭로하며 자신을 낮추고 깎아내리는 모습으로 처음 대중에게 다가갔다. 또 수다스럽긴 했지만 언제나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웃음을 선사했고 팀 내에서 가수로서의 한계를 벗어나 예능돌로 자신의 영역을 확실히 구축했다. 어찌보면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발빠르게 장기를 살린 꽤나 영리한 선택이다.
광희는 자칫 가벼워 보이는 이미지와는 달리 이같은 캐릭터와 지금의 위치를 구축하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한 아이돌이다. 그가 SBS ‘강심장’에 출연할 당시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광희의 방송 중 애드리브는 즉석에서 완성된 것만은 아니다. 자연스럽게 나오는 방송 모습들이 사실은 사전 리허설과 미리 수차례 연습하는 준비 과정을 통해 탄생된 것이었다는 것을 안다면 그가 마냥 우연히 운이 좋아 방송 출연이 잦아진 것은 아니란 것을 알거다.
또 예능의 극기훈련으로 통하는 ‘정글의 법칙’에서부터 치열한 토크 각축장인 ‘강심장’을 거쳐 각종 특집 프로그램에서부터 드라마까지 광희는 직접 겪어보고 내던져지면서 살벌하게 예능담을 키웠다.
하지만 그가 잘 출연하던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무릎팍)에서 최근 하차하고 이어 약 7개월간 출연했던 MBC ‘우리 결혼했어요4’(우결)까지 연이어 하차설이 불거지며 그의 승승장구했던 예능돌의 행보에 제동을 걸었다.
특히 MBC에서는 최근 숱하게 광희를 기용하며 키워(?)왔던 터라 연이은 하차 타이밍은 본의 아니게 광희에게도 상처가 됐다.
MBC ‘무릎팍 도사’의 경우 광희에게는 큰 도전이었다. 강호동과 유세윤이란 예능의 큰 산들 사이에서 또 1인 토크쇼 프로그램에서 자신은 튀지 않으면서 게스트를 돋보이게 하는 그 중도를 지킨다는 것은 광희에게도 쉽지 않은 역할이었다.
결국 경험 부족과 자신의 한계에 대한 깨달음을 느끼며 광희는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난 28일 ‘무릎팍’ 마지막 방송에서 광희는 “나에게 큰 기회를 주셨던 강호동, 유세윤에게 감사드린다. 많은 것을 배웠다. 내가 말을 안 해서 가만히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신데 많은 것을 배웠기에 큰 수확을 얻은 것 같다. 다음에 더 열심히 노력해 다시 이 자리로 돌아오도록 하겠다”고 하차소감을 전했다.
‘무릎팍’을 통해 예능에서의 큰 경험을 하고 물러났다면, ‘우결’의 경우는 조금 사정이 다르다. 걸그룹 시크릿의 선화와 가상부부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광희는 현존하는 가상 커플 중 가장 장수하고 있고 그만큼 시청자들로부터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지난 30일 방송에서 고준희-정진운 커플과 함께한 모습이나 조정치-정인 커플을 ‘우결’ 마을로 인도하는 모습만 봐도 ‘우결’에서의 모든 커플들을 받쳐주는 든든한 구심점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또 7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선화의 빈말도 세삼하게 기억했다가 챙기는 광희의 모습은 여타 예능에서의 모습과는 또 다른 진지하고 배려있는 의외의 매력도 느낄 수 있게 했다.
그러기에 아직도 보여줄 게 많은 광희의 이른 하차설은 더더욱 아쉽다. 아직 제작진은 하차설에 사실무근으로 부인하고 있는 입장이지만 ‘우결’의 새 판을 짜면서 가장 오래된 광희 커플의 마지막을 언급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소속사 측에서도 아직 최종 하차 통보와 촬영 날짜 등을 전달받지 못했다는 것을 보면 이제 막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는 단계에서 하차가 빨리 언급된 셈이다.
광희가 향후 실제 ‘우결’을 하차하게 되더라도 적어도 현재 광희를 MBC에서 잇따라 하차되는 것처럼 몰고가는 것은 가혹하다. 광희가 예능을 통해 다소 가벼운 이미지를 구축하긴 했지만 그가 웃음을 주려고 했던 숱한 노력들마저 가벼운 것은 아니다. 이번 하차 구설들로 광희가 달면 삼키다가 내쳐지는 모양새로 비쳐지지는 않아야 할 것이다.
[예능돌로 맹활약 중인 광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MBC ‘무릎팍도사’, ‘우리결혼했어요’ 방송캡처]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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