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4일 휴식이 득일까 독일까.
올 시즌 프로야구의 최대 관심사. 9구단 체제 속 시즌 중 4일 휴식을 갖는 팀이 계속 발생한다는 점이다. 개막 2연전서는 막내구단 NC가 쉬었다. 그러나 시범경기 후 어차피 일주일간 쉬었던 상태였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시즌 중 최초로 휴식을 갖는 팀은 디펜딩 챔피언 삼성이다. 삼성은 2~4일 나머지 8팀이 주중 3연전을 갖는 동안 경기가 없다. 삼성을 시작으로 SK, 롯데, KIA, 두산, LG, 한화, 넥센 순으로 쉰다. 2011시즌 순위 순서대로 시즌 중 첫 4일 휴식을 갖는 것.
시즌 중 발생하는 4일 휴식. 푹 쉰 팀이 다음 3연전에 나설 경우 타자들의 감각은 떨어지는 반면 투수들을 쏟아 부을 수 있는 여력이 있다. 다음 3연전서 쉴 팀이 오히려 직전 3연전서 투수들을 쏟아 부을 수 있어 유리하다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투수들을 쏟아 붓는 것 자체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선발투수들이 소위 말하는 ‘불펜 알바’를 뛸 경우 투구 리듬이 깨지면서 결국 장기레이스에 독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 내부 정비가 덜 된 팀의 첫 4일 휴식, 어떻게 보낼까
삼성이 개막 2연전서 향후 4일 휴식을 염두에 두고 투수들을 쏟아 붓는다는 느낌은 없었다. 개막전서 선발요원 차우찬이 구원 등판했으나 선발 배영수가 일찍 무너졌다는 점. 개막 첫 로테이션이라 5인 로테이션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기용에서 벗어난 건 아니었다. 오히려 류중일 감독은 선발 배영수, 윤성환이 일찍 무너진 뒤 불펜 투수들을 실험하는 성격이 짙었다.
개막 2연전서 이우선, 신용운, 백정현 등이 줄줄이 등판했다. 권오준과 정현욱의 빈자리를 메울 조합을 찾는 과정이었다. 지난달 31일 경기에서는 뒤진 상황에서도 심창민, 권혁, 안지만, 오승환 등 필승조가 총동원됐다. 경기 감각 유지의 차원. 아무래도 4일 휴식이 고려된 조치. 특히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 후 복귀하자마자 시범경기서 부진했던 안지만의 구위를 점검하는 게 필요했다.
한 마디로 마운드 자체가 정비가 덜 된 상태다. 선발진도 윤성환, 배영수가 부진하자 류 감독은 곧바로 “로테이션을 다시 짠다”고 했다. 두 사람이 좋은 투구를 선보였을 경우 5~7일 NC와의 3연전 첫 2경기에 등판해도 무리는 없었다. 그러나 아직 던지지 못한 선발투수들이 줄줄이 대기 중인데다, 부진했던 두 투수를 굳이 또 다시 곧바로 선발로 넣을 필요는 없었다. 불펜 피칭을 통해 팔꿈치 근육통 회복을 알린 릭 반덴헐크, 장원삼, 아네우리 로드리게스, 차우찬도 있다.
류 감독은 4일 휴식을 취하면서 선발투수 로테이션, 불펜 활용방안 등에 대해 고민할 것이다. 타선도 개막 2연전서 정형식, 채태인, 조동찬, 신명철 등의 활용방법을 바꿔보는 등 아직 최적화된 뼈대를 구축한 건 아니다. 시범경기에 비해 페이스 자체는 많이 올라왔지만 개막 2연전서 응집력은 분명 정상과는 거리가 있었다. 4일동안 정비가 필요하다. 사실 류 감독이 팀을 돌볼 시간이 적었으니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삼성은 2일과 4일은 오후 훈련, 3일엔 야간 훈련을 갖고 최대한 실전 감각을 유지할 계획이다. 3일엔 2군 투수들을 불러 라이브 피칭을 시킬 계획이다.
▲ 4일 휴식, 독일까 득일까
선수들이 본격적으로 체력적인 부담을 느끼는 시기는 6월에서 7월 사이라고 보면 된다. 이럴 때 4일 휴식일을 맞이하는 팀은 휴식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만하다. 하지만 삼성은 내부정비가 덜 된데다 시범경기 후 1주일을 쉬고 달랑 개막 2연전만 치른 상황이라 힘을 아낄 때가 아니다. 아직 실전 감각이 부족하거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닌 선수가 많다.
삼성은 지금 자꾸 경기를 해야 한다. 전통적으로도 경기를 치르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팀이었다. 때문에 개막 2연전 후 4일간의 휴식은 기본적으로 유리할 건 전혀 없다. 류 감독도 내심 휴식일에 실전경기를 해보려 했으나 2군도 개막을 하는 상황이라 자체 평가전도 쉽지 않았다. 대학 팀들과의 평가전 상대를 잡는 것도 쉽지는 않은 일. 결국 실전경기 없이 최대한 실전과 비슷한 훈련을 선택한 것이다.
NC와의 주말 홈 3연전서 마운드는 힘이 넘칠 것이다. 물론 아직 최적의 조합을 찾지 못해 시행착오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타자들의 감각은 확실히 롯데와 주중 홈 개막 3연전을 치르고 넘어올 NC 타자들보단 떨어질 수 있다.
삼성에 주말 NC와의 3연전은 시즌 중 4일 휴식일을 어떻게 보냈느냐에 대한 평가를 받는 무대다. 그때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서 삼성의 4월 행보가 달라진다. 작년처럼 100% 경기력을 만드는 페이스가 늦다면 경쟁자들이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추격이 쉽지 않다. 나아가 삼성이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서 4일씩 쉬게 될 팀들의 세부적인 준비과정도 달라질 수 있다. 주중에 경기는 치르지 않더라도 여전히 삼성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삼성 선수들(위), 삼성 덕아웃(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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