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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미국 LA 윤욱재 기자] 마침내 그 날이 왔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LA 다저스)가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갖는다. 3일(이하 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하는 것.
다저스는 전날(2일) 개막전에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의 '원맨쇼'로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라 있다. 과연 이 기세를 류현진이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개막전을 중계한 현지 중계진은 다음 경기 중계를 예고하면서 'Ryu's Debut'라는 자막과 함께 류현진의 투구 영상을 보여줬다. 한국프로야구를 집어 삼킨 '괴물 투수'였지만 아직 메이저리그 팬들에겐 생소한 이름이다. 때문에 어떤 결과를 낳을지 벌써부터 이목을 끈다.
▲ '영봉패' 샌프란시스코, 류현진을 상대로는?
류현진에겐 데뷔 첫 경기이지만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에겐 개막전에 이은 두 번째 경기다. 샌프란시스코 타선은 개막전에서 커쇼를 상대로 단 1점도 뽑지 못했다.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의 대결은 '지역 라이벌전'인 만큼 먼저 1패를 안은 샌프란시스코는 개막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가져가기 위해선 1승 1패로 균형을 맞추는 게 절실하다. 그 첫 단추는 어떻게든 류현진을 공략하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는 비록 영봉패를 당했지만 커쇼의 구위와 제구력에 막혀 고전했다고 봤을 때 류현진을 상대로는 또 다른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
류현진 역시 샌프란시스코가 개막전에 1점도 뽑지 못한 것에 시큰둥한 반응이다. 류현진은 "타자들의 컨디션은 그날 그날 다 다르다"라면서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 드디어 드러내는 국제용 체인지업
류현진은 프로 무대에 입성하자마자 정규시즌 MVP와 신인왕을 동시 석권했다.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최초였다. 그리고 류현진은 한국을 대표하는 에이스로 성장했다. 그것은 데뷔 첫 해에 '운명적인 만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신인 시절 "구대성 선배님으로부터 체인지업을 배웠다"는 류현진의 한마디로 시작됐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이 됐고 가운데로 향하다 아래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은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하는데 최고의 효과를 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입성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체인지업이 있었기 때문이다. 직구 구위도 중요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구종도 필요하다. 류현진에겐 그것이 바로 체인지업이다. 류현진이 미국에 진출할 당시 현지 언론에서는 류현진에 대한 정보가 턱없이 부족했다. 그러면서도 "체인지업이 뛰어난 투수"란 말은 빼놓지 않았다.
류현진은 과연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상대로 자신의 주무기를 어떻게 활용할까. 체인지업과 함께 활용할 슬라이더와 커브도 어떻게 '양념'을 넣을지도 관심사다.
▲ 데뷔전서 '이닝이터' 모습 보일까
류현진이 한화 시절 진정한 에이스로 등극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닝이터'였기 때문이다. 6회를 넘어 7회, 8회에도 등장하는 토종 선발투수를 찾기 어려웠다. 때문에 류현진의 이닝 소화 능력은 누구보다 빛을 발할 수 있었다.
이미 류현진은 미국에서도 '이닝이터'로 거듭날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지난달 24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7이닝을 소화하면서 1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해 많은 이닝을 효과적으로 던질 수 있는 투수임을 증명한 것이다. 당시 류현진은 '개막 2선발'을 두고 한창 경쟁을 벌일 시기라 7이닝을 버텼다는 자체 만으로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
과연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는 어떨까. 개막전 직후 만난 류현진은 "투구수 100개도 안 넘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사실 다저스 입장에서도 류현진에게 첫 경기부터 많은 부담을 줄 이유는 없다. 또한 개막전에서 커쇼가 완봉 역투를 펼친 덕분에 불펜을 풀가동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하지만 투구 내용에 따라 그가 소화할 수 있는 이닝은 달라질 수 있다. 커쇼는 9회까지 단 95개의 공으로 완봉승을 따냈다. 과연 류현진은 어떤 피칭으로 얼마나 긴 이닝을 던질 수 있을까.
[LA 다저스의 류현진이 2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MLB 메이저리그' 개막전 LA 다저스 vs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경기에서 장내 아나운서의 소개로 그라운드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 = 미국 LA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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