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태균이 형에게 많이 물어봤어요.”
KIA 나지완. 2008년 KIA 입단 후 꾸준히 중심타선에서 뛰어왔다. 그러나 항상 어딘가 모르게 2% 부족했다. 사람들이 나지완을 말할 때 가장 많이 떠올리는 장면은 역시 2009년 한국시리즈 7차전 끝내기 홈런이다. 그 해 나지완은 타율 0.263 23홈런 73타점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문제는 이후 홈런과 타점에서 2009년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는 것.
나지완은 2009년 이후 장거리 타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 마지노선인 20홈런을 단 한 차례도 돌파하지 못했다. 지난해엔 2009년 128경기 이후 가장 많은 경기인 124경기에 나섰으나 타율 0.274 11홈런 56타점에 그쳤다. 나쁜 성적은 아니었지만, 중심타자로서 만족할만한 성적도 분명 아니었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변신을 선언했다.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 롤 모델을 정했다. 한화 김태균이다.
▲ 11kg 뺐다, 이젠 요요현상 없다
나지완의 예전 외모를 떠올려보자. 솔직히 체격이 좋은 수준을 뛰어넘어 뚱뚱한 느낌이다. 그는 지난해 111~112kg 정도 됐다고 한다. 더 이상 이래선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선동열 감독도 체중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편. 1월 첫 단체훈련 소집 때 정해진 체지방 수치를 넘어서면 벌금을 물린다. 나지완은 이 참에 독하게 다이어트를 했다. 웨이트 트레이닝과 식이요법을 병행했다. 2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만난 그는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이었다.
나지완은 “예전엔 요요가 금방 왔는데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다. 지금 100kg 정도 된다. 시즌 내내 유지하고 싶다”라고 입을 열었다. 11kg 정도 빼니 확실히 몸도 가볍고 스윙도 가볍게 돌아가는 느낌이라고 했다. 불 필요한 지방을 태우면 스윙도 간결해지는 법. 타고난 힘이 장사이니 파워 감소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시즌 초반 출발이 괜찮다. 2일 경기서 무안타에 그쳤으나 3경기 10타수 4안타 6타점. 4안타 중 2개가 홈런, 2루타 1개가 포함된 장타다. 그는 11kg이 빠진 몸 상태만 시즌 내내 유지할 경우 올 시즌을 잘 치를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 “폭식하는 습관이 있었는데 자제하고 있다. 저녁도 많이 안 먹는다”라고 비장한 각오를 다졌다. 나지완은 올 시즌 독기를 품었다.
▲ 스윙 궤도, 폼 바꿨다… 롤 모델은 김태균
나지완은 “스윙 궤도, 폼을 모두 바꿨다”라고 했다. 이어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때도 감이 좋았다. 아웃이 되더라도 공이 방망이 중심에 잘 맞았다. 스윙 폭을 간결하게 했다”라고 했다. 나지완은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그러나 예전에 비해 몸쪽 코스 대응에 신경을 쓴 듯 하다. “팔꿈치를 살짝 들고 최대한 배에 붙였다”라고 했다. 팔꿈치가 필요 이상으로 벌어질 경우 몸쪽 빠른 볼에 대처하는 시간이 늦어진다.
롤 모델이 있다. 한화 김태균이다. “태균이 형에게 많이 물어본다. 태균이 형은 오른팔을 바짝 붙이고 친다. 그동안 틈 날 때마다 많이 물어봤다”라고 털어놨다. 나지완은 김태균과 체형도 비슷하다. 그러나 장타력, 정확성 모두 나지완이 한 수 아래인 게 사실. 김태균을 벤치마킹 해서 리그 정상급 타자가 되고 싶어하는 욕망으로 가득했다.
그는 “태균이 형이 방망이도 준다고 했다”라고 했다. 타자들에게 방망이는 매우 소중하다. “태균이 형이 기를 빼앗긴다고 해서 남에게 배트를 잘 안 준다”라며 자신이 특별히 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지완은 4일 3연전 마지막 날에 경기용 배트를 받을 예정. 김태균의 기도 팍팍 받고 노하우도 전수받을 수 있다며 싱글벙글이다.
나지완은 “위기 의식이 있다. 절대 자리를 빼앗기고 싶은 마음이 없다. 이를 악물고 해야 한다”라고 했다. 타격에서도 좀 더 인상적인 모습을 남기고 싶고, 외야수비도 잘 하고 싶다고 했다. 살도 빼고 김태균도 벤치마킹한 나지완. 그의 2013년 도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나지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