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세호 기자] '상대 투수를 관찰하라!'
올해 롯데의 화두 중 하나는 '뛰는 야구'다. 이는 주축 타자들의 이탈로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진 롯데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김시진 감독이 말하는 '뛰는 야구'의 효과는 그저 활발한 주루플레이로 인한 득점 찬스 확보에 그치지 않는다.
개막 후 3경기를 치른 3일 현재 롯데는 3연승 과정에서 팀 도루가 벌써 10개에 이른다. 9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수치다. 김 감독은 "따로 뛰라는 사인은 없다. 타자 전원에게 그린라이트를 줬다"는 말로 올시즌 선수들의 거침없는 주루플레이를 예고했다. 지난해까지 사령탑을 맡았던 넥센을 팀 도루 1위(179개)에 올려 놓은 것은 그의 말을 허투루 들리지 않게 한다.
김 감독이 말하는 주루플레이는 그저 '한 베이스를 더 가는 플레이'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는 "뛰겠다는 생각 자체가 중요하다"며 보다 많은 득점 찬스 확보와 함께 사고의 전환이 가져올 효과를 기대했다.
우선 개개인의 주루 능력 향상이 그 첫 번째다. 김 감독은 "당장 도루 10개 하던 걸 20개 하라는 게 아니다"라며 "몸으로 부딪혀 봐야 많은 걸 배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이 직접 뛰는 과정에서 상황에 따른 스타트 타이밍과 슬라이딩 방법 등 더욱 효과적인 주루플레이를 익히게 된다는 것이다.
중요한 건 뛰겠다는 생각을 갖게 됨으로써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지는 두 번째 효과다. 도루의 성공 여부는 포수의 송구 능력 뿐 아니라 투수의 투구폼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 상대 투수의 습관을 파악해야 보다 안전하게 베이스를 훔칠 수 있는 스타트 타이밍을 잡을 수 있다. 때문에 도루를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자연스럽게 상대 투수를 관찰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김 감독이 바라는 부분이다.
그는 "일단 출루한 뒤 뛰겠다는 마음이 있으면 상대 투수의 투구폼을 보면서 '생각'을 하게 된다"며 "생각한다는 자체가 발전을 가져온다. 야수들을 투수를 자꾸 관찰할 필요가 있다. 이로 인해 상대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볼을 던지는지까지 알게 되면 저절로 타석에서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제 3경기를 치렀지만 초반부터 활발한 주루플레이로 달라진 팀 컬러를 보여주고 있는 롯데다. 공교롭게도 롯데 타자들은 김 감독의 말처럼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득점력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대 선발 투수가 내려간 뒤에 불펜 투수를 공략한 측면도 있지만 선발 투수를 상대하면서도 이닝을 거듭할수록 출루율이 높아지는 것을 우연으로만 볼 수는 없는 부분이다.
[롯데 손아섭.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세호 기자 fam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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