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이병헌이 출연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지.아이.조2'(감독 존 추)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결과 '지.아이.조2'는 지난 7일 기준 누적관객수 156만 9467명을 기록하며 올해 상영된 영화 중 박스오피스 TOP10의 자리에 올랐다.
TOP10 안에 든 외화의 경우 '지.아이.조2'를 제외하고는 '레미제라블', '라이프 오브 파이' 단 두 편 뿐이다. '레미제라블'이 지난해 12월, '라이프 오브 파이'가 지난 1월 1일 개봉해 영화를 내리기까지의 관객수가 집계된 반면 '지.아이.조2'의 경우 개봉한지 단 11일 만에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런 '지.아이조2'를 보고 있자면 최근 외화의 약세가 실감되지 않을 정도다.
사실 '지.아이.조2'의 흥행의 중심에는 이병헌이라는 굵직한 배우가 자리 잡고 있다. 그 덕분에 한국영화가 강세인 극장가에서 외화인 '지.아이.조2'가 외면 받지 않을 수 있는 것.
'지.아이.조2'는 분명 할리우드에서 제작된 영화다. 하지만 국내 관객들에게는 '할리우드에서 날아 온 영화'라기 보다는 '이병헌이 출연한 영화'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에 어느 정도는 믿고 선택할 수 있는 영화라는 긍정적 이미지를 얻게 됐다. 스토리와 짜임새 등을 중요시 생각하는 국내 관객들에게 '흉내가 아닌 진짜 연기를 하는 배우' 이병헌이 출연했다는 건 재미와 볼거리 모두를 잡았다는 이야기와 일맥상통하기 때문.
여기에 운도 무시할 수 없다. 운도 실력이라는 말이 있듯 딱 맞아떨어진 운이 '지.아이.조2' 흥행에 한 몫을 거들었다.
당초 '지.아이.조2'의 개봉은 지난해 6월로 예정돼 있었다. 돌연 개봉 1개월여를 남긴 시점에서 3D 컨버팅 등을 이유로 들어 개봉을 연기했고, 지난달이 돼서야 관객들에게 영화를 선보이게 됐다. 이 같은 개봉 연기는 '지.아이.조2'에게 득으로 작용했다. 그 사이 이병헌을 천만 배우로 만든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가 개봉, 큰 인기를 얻으며 이병헌의 국내 입지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었고 탄력 받은 흥행 파워가 '지.아이.조2'에까지 이어지게 됐다.
한 영화 관계자는 "이병헌씨는 한국 배우 중 연기력으로 국내외에서 인정받은 유일한 배우다. 연기력을 바탕으로 할리우드에 진출한 배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흥행과 연기력 둘 다를 검증 받은 배우가 없었다"며 "'국내와 해외에서 연기력과 스타성을 입증한 유일한 배우'라는 신뢰가 확실히 쌓여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관객들이 '지.아이.조2'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라고 인식하기보다는 이병헌의 영화로 인식하고 있다"며 "관객들이 '한국 배우가 나온 영화'가 아닌 '한국 배우의 영화'라고 느끼는 건 그만큼 한국영화에서 이병헌의 힘과 위상이 큰 것"이라 덧붙였다.
분명 '지.아이.조2'의 흥행은 이병헌을 빼고 논할 수 없을 것이다. 농담을 조금 덧붙여 '영화 속 유일하게 연기를 한 배우'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다른 배우들이 액션에 치중해 있을 때 자신 홀로 내면의 갈등과 고뇌 등을 담아내며 스톰 쉐도우가 단지 싸움을 잘 하는 캐릭터가 되지 않도록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프로모션 등에서는 전면에 나서 아시아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런 이병헌의 활약이 있었기에 외화가 좀처럼 기를 펴기 힘든 최근 극장가에서 '지.아이.조2'가 선전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영화 '지.아이.조2' 스틸컷. 사진 = CJ 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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