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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두선 기자] 배우 권상우에게는 항상 '톱스타'라는 칭호가 따라다닌다. 지난 2003년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를 통해 혜성같이 등장한 그는 데뷔 10년 동안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연기자로서 입지를 다졌다.
그런 권상우가 지난 2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야왕'(극본 이희명 연출 조영광)을 통해 2년만에 시청자들에게 돌아왔다. 드라마는 자체 최고 시청률 25.8%(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을 기록하며 올 한해 미니시리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권상우는 최근 강남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야왕'을 끝낸 홀가분함보다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제 캐릭터가 잘 안보였어요"라며 연기자로서 가질 수 있는 욕심을 드러냈다.
권상우가 맡은 역은 하류. 한 여자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지만 처절하게 배신당했고 복수를 꿈꾸는 캐릭터다. 하류의 기구한 운명을 표현하기 힘들었을까. 권상우는 '야왕'이 높은 시청률로 승승장구하던 지난 달 자신의 팬카페 '천상우상'에 "요즘은 하류가 진짜 하류가 된 것 같아요. 연기하기도 여러가지로 스트레스... 대본이 잘 나오길 바랄 뿐이고"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게재했다.
"팬카페에 글을 남긴건 일정이 빡빡해서가 아니었어요. 촬영하면서 재밌는 부분이 더 많았고, 시청자 의견도 항상 들을 수 있어 정말 현장에 나온 것 같은 은근한 쾌감이 있었어요. 다만 중반 이후 제 캐릭터에 힘이 많이 빠져서 '야왕'은 제가 없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것 때문에 힘이 많이 빠졌었죠. 드라마 끝난 다음에도 쉬고 싶다는 생각보다 나랑 잘 맞는 캐릭터를 만나 빨리 갈증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 컸어요."
"시청률이 안 나왔다면 더 많은 고민을 했겠죠? 일단은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말도 많고 욕도 많이 먹었지만 시청률은 관심도의 표현이기 때문에 그걸로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올 한해 SBS 드라마에서 '야왕'의 시청률을 넘어서는 작품이 안 나왔으면 하는게 바람이에요."
'야왕'의 결말은 결국 사랑이었다. 하류는 다해, 딸 은별이(박민하)와 함께했던 판잣집에 홀로 남아 행복했던 때를 회상했다. 주다해를 몰락시키고 복수하려 했던 그의 마음이 결국 주다해에 대한 사랑이었음을 확인해주는 장면이었다.
"시청자들은 더 진한 복수를 생각했지만 사랑 이야기이기 때문에 엔딩에 그런 점들이 많이 녹아들길 바랐어요. 하류가 은별이, 다해와 있을 때의 여운을 남기고 끝나서 마음은 따뜻했어요. 아, 그 장면이 마지막 신이었는데 마지막회 방송하는 날 밤 9시 20분에 촬영을 마쳤죠. 집에 가면서 마지막회를 봤어요.(웃음)"
권상우는 '야왕'에서 밀도 높은 연기력으로 호평 받았다. 하지만 ‘야왕’은 수애에 의한 수애를 위한 드라마였다. 권상우 역시 이 점에 대해 연기자로서 욕심을 내비치며 아쉬움을 토로하는 동시에 수애라는 배우가 가진 힘에 감탄했다.
"쫑파티 때 수애에게 말했지만 수애는 제일 수고 많았던 배우였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다해와 관련돼 쏟아지는 이야기들에 얼마나 스트레스가 많았을까요. 연기 못하는 여배우였다면 욕만 많이 먹었겠죠. 결국은 수애가 연기를 잘해서 드라마도 잘 됐어요. 극 후반은 주다해가 이끌어갔어요. '수애라는 배우가 가진 힘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쟤는 나오면 항상 벗나'라고 하지만 벗고 싶어도 못 벗는 배우들이 많아요.(웃음) 근육질 몸매는 제 트레이드 마크이자 자부심이에요. 잠깐 보여주려고 만든 게 아니라 일이 없을 때 항상 관리해요. 제가 먹는 걸 좋아해서 음식물 조절을 할 줄 모르거든요. 운동을 하면 긍정적인 에너지가 생겨요. 이제는 나이도 있으니 꾸준히 운동해야 유지할 수 있어요. '야왕' 때문에 4개월간 운동을 못하고 이틀 동안 다시 했는데 온 몸에 알 배겼어요."
(배우로서 권상우가 가진 고민과 손태영과 결혼생활은 인터뷰②에서)
[배우 권상우.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최두선 기자 su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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