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세호 기자] 틈만 나면 치고 올라온다. 언제 주전이 바뀌어도 이상할 게 없는 '소리없는 전쟁'이다.
두산 베어스는 시즌 개막 후에도 확실한 주전 선수를 장담할 수 없다. 없어서 문제가 아니라 너무 많아서 고민이다. 김현수, 이종욱, 민병헌으로 이어지는 외야진 보다는 선수들을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탄탄한 내야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지난 9~11일 광주 KIA전은 두산의 두터운 야수진을 입증한 시리즈였다. 첫 출발은 고영민이었다. 유격수 손시헌이 5일 LG전 수비 중 이종욱과 충돌하면서 7일 LG전에는 2루수 허경민이 유격수로 이동하고 고영민이 2루수로 시즌 첫 출전 기회를 잡았다.
한 차례 실전 감각을 익힌 고영민은 9일 두산전에서 마수걸이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손시헌의 빈자리를 무색하게 했다. 이날 고영민의 홈런은 4-4 동점 8회말 양의지의 결승 솔로포에 이은 백투백 홈런이자 승리의 쐐기포로 의미있는 한 방이었다.
11일에는 최준석이 나타났다. 전날 경기는 투수전을 펼치며 연장 12회 접전 끝에 3-4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최준석은 전날 선발 출전한 타자 중 유일하게 안타를 치지 못한 오재원을 대신해 올시즌 처음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결과는 2루타 1개 포함 4타수 3안타 4타점을 기록한 맹활약이었다. 9-0 영봉승을 거둔 팀 득점의 절반 가까이를 홀로 책임지며 해결사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아직 두각을 보이진 못했지만 윤석민, 이원석, 최주환, 오재일 등 다른 팀에서는 당장 주전으로 출전해도 어색하지 않은 선수들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선수층이 얇은 외야진에서도 시즌 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하던 정수빈은 어느새 좀더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민병헌에 가려 대타나 대주자로 기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두터운 선수층은 다른 대부분의 팀들이 부러워하는 두산의 강점이다. 주전에서 밀려 있던 선수들은 기회만 잡으면 맹타를 휘두르며 두산의 행복한 비명을 대신하고 있다.
이로 인한 주전 경쟁은 서로에게 시너지 효과를 가져다 줄 수도 있고, 시즌 중에는 오히려 정신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치고 올라오는 선수들이 있어 긍정적인 효과가 더 컸다. 전력에 한두 명의 공백이 생겨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도 장기 레이스에서는 큰 무기다. 앞으로 어떻게 교통정리가 이뤄질지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최준석.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세호 기자 fam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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