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잠실학생체 김진성 기자] 사제의 정은 없다.
12일 잠실학생체육관. 서울 SK와 울산 모비스의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가장 주된 관심사는 역시 SK 문경은 감독과 모비스 유재학 감독의 각종 인연. 유 감독은 과거 전자랜드 감독 시절 문 감독을 제자로 둔 경험이 있다. 유 감독은 1991년 연세대 코치시절부터 문 감독을 선수로 가르쳤고, 지난 2011-2012시즌부터 문 감독이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면서 감독대 감독으로 만나게 됐다. 두 사람의 챔프전 맞대결은 이번이 처음.
문경은 감독은 “유 감독님과 챔프전을 치르게 영광이다. 큰 무대서 스승님과 축제를 치르게 돼 설레고 기대가 된다. 제자로서 한번 스승님에게 한번 엉겨 보겠다”라고 넉살을 떨었다. 이어 “지도자로서 유 감독님과 아직 비교 자체가 안 된다고 생각하다. 겸손한 게 아니라 400승 이상 하신 분이고 유 감독님은 내 롤모델이다. 무한도전, 배우는 자세로 임하고 싶다”라고 했다.
유재학 감독은 좀 더 솔직한 말을 내놓았다. “부담스럽다. 이겨야 본전이고 지면 자존심이 상하는 입장이다”라면서도 “예전에 문 감독이 삼성에 있다 전자랜드로 이적할 때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삼성에선 오전 재활, 오후 운동만 참여한다고 들었다. 그런데 전자랜드에 와서 오전, 오후, 야간 하루 세번 운동을 하루도 쉰 적 없다. ‘문 감독이 마음을 먹으면 성과를 내는 친구 구나’라고 생각했다”라고 문 감독의 근성을 칭찬했다.
이어 “너무 빨리 올라와서 부담스럽고 좋은 맞대결을 펼치고 싶다. 혹 그럴 일은 절대 없겠지만, 제가 지더라도 저에게 배운 후배가 우승을 한 다면 그래도 마음이 낫지 않을까 싶다”라고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거기까지였다. 이후 인정사정 없었다. SK가 정규시즌서 히트를 친 3-2 드롭존과 1가드 4포워드 시스템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유 감독은 “SK 1가드-4포워드 시스템, 드롭존은 강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 그건 무섭지 않다. 나도 가드 출신이지만, SK 드롭 존이 그렇게 정교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선수로 뛰면 10초 내에 깰 수 있다. 김태술이 보여줬다. 농구 아는 가드라면 그 정도는 약하다. 앞선에 신장이 큰 선수가 서 있기 때문에 부담을 갖고 시작하는 게 문제다. 이론적으로 아니면 농구 아는 사람이 시작하면 금방 깨진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감독은 유 감독의 돌직구에 움찔했다. 문 감독은 “1가드 4포워드 시스템은 저희 멤버 구성상 비 시즌부터 생각한 것이었다. 박상오와 헤인즈가 2~3번에 있으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 그렇게 한 것이다”라면서도 “드롭존도 움직임은 그다지 좋지는 않다. 큰 선수들이 앞에서 발이 느리다. 잘리는 경우가 많다. 드롭존으로 24초간 슛 허용을 안 하겠다는 게 아니라 어렵게 슛을 줘서 리바운드와 속공에 빅맨 사용하기 위한 조치다. 그게 잘 맞아떨어져서 정규시즌을 잘 치렀다”라고 했다.
유 감독은 시종일관 자신이 있는 모습. 전자랜드와의 4강 플레이오프서부터 그랬다. 정규시즌을 치르면서 SK 드롭존, 1가드 4포워드 시스템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았다. 유 감독은 “정규시즌을 치러보면서 이기려고 주전만 너무 써서 경기 막판 체력이 떨어졌다. 그래서 진 경기가 많다. 그걸 정규시즌 막판 뒤늦게 깨달았다. 이번엔 준비를 잘 했다”라고 했다. 유 감독의 돌직구에 문 감독은 주춤했다. 이런 흐름. 1차전서 이어질까. 챔피언결정전은 하루 앞서 이미 시작됐다.
[유재학-문경은 감독. 사진 = 잠실학생체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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