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0.331.
10경기를 치른 삼성의 팀 타율이다. 단연 1위. 삼성이 불방망이를 앞세워 선두에 올라섰다. 지난 주말 넥센에 이틀간 무려 30점을 뽑아냈다. 지금 삼성 타자들의 타격감은 최상이다. 리듬과 사이클을 살펴보면 이해가 된다. 시범경기 최하위. 터지지 않는 타선이 원인이었다. 시범경기 후 정규시즌 개막까지 훈련강도를 높였다. 그러자 두산과의 개막 2연전부터 서서히 타자들의 타격감이 살아 올라왔다.
삼성은 두산과의 개막 2연전을 모두 내줬다. 당시는 타선이 문제가 아니라 무너진 선발진이 원인이었다. 이어 NC-한화와의 5연전. 최상의 대진이었다. 두 팀의 투수력은 아무래도 약하다. 삼성 타자들은 4일을 쉬었으나 좋은 감각을 유지했다. 넥센과의 주말 3연전서도 브랜든 나이트를 만나선 고전했으나 김병현, 벤헤켄을 연이어 공략하며 팀 타율을 0.331까지 끌어올렸다. 불펜이 살짝 불안한 상황. 타자들의 활약으로 경기력의 기복을 줄이고 있다.
▲ 2012년 생각하면 고무적이다
타격은 사이클이 있다. 지금 최상의 상태라는 건 곧 떨어질 때가 됐다는 의미다. 삼성은 이번주부터 본격적으로 고난의 행군이다. SK-롯데와 포항, 대구를 오가며 홈 6연전을 치른 뒤 다음주엔 LG-KIA와 원정 6연전이다. 연이어 만만찮은 상대와 만나는 것. 정황상 12경기 내에 타자들의 타격감이 정상궤도에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더구나 SK와 롯데는 순위는 중, 하위권이지만, 마운드만큼은 안정됐다. 당장 16일 선발투수는 호세 레이예스. 올 시즌 최고 외국인투수 후보 중 1명이다.
지난해를 생각했을 땐 확실히 좋은 흐름이다. 삼성은 지난해 4월 7승 10패를 한 뒤 5월 마지막이 돼서야 시즌 첫 5할승률을 찍었다. 초반부터 막강 마운드가 위용을 뽐냈으나 터지지 않는 타선이 문제였다. 특히 배영섭, 최형우의 침묵이 심각한 수준이었다. 찬스에서 1~2방이 터지지 않아 석패한 경기가 수두룩했다. 올 시즌엔 대진운이 좋았다고 해도 쾌조의 타격감을 이용해 승수를 쌓은 건 분명 고무적이다.
삼성은 여전히 9개 구단 중 가장 투타가 안정됐다. 물론 불펜이 살짝 불안한 게 불안요소. 그러나 권오준과 정현욱의 공백이 문제가 아니라 안지만, 권혁, 심창민이 아직 구위를 끌어올리는 과정이다. 박근홍, 신용운 등도 충분히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정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시즌 중반 타자들의 타격감이 지난해 초반처럼 장기 슬럼프에 빠지지만 않는다면 삼성의 페이스가 급전직하할 가능성은 낮다. 선두다툼을 할 힘이 여전히 있다.
▲ 사이클 유지 및 관리가 관건이다
삼성은 지난해 0.272로 2002년에 이어 10년만에 팀 타율 1위에 올랐다. 시즌 초반 타격감이 바닥이었으나 팀이 상승궤도를 탔던 6월~7월에 절정기를 함께 했다. 8~9월 다시 떨어지는 페이스이긴 했으나 보통 이상을 유지했다. 올해는 시즌 초반 타격감이 좋은 상황. 사이클상 좀 더 기온이 오르는 5~6월엔 바닥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 전통적으로 삼성은 6~7월에 치고 올라가는 흐름이었다. 이때 타자들의 감각이 떨어진다면 시즌 중반 이후 마운드와 엇박자를 그릴 가능성도 충분하다. 선두다툼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요소다.
현재 삼성 타선은 이승엽과 김상수를 제외하곤 대부분 감각이 좋다. 배영섭(0.452) 박한이(0.424) 신명철(0.429) 조동찬(0.333) 최형우(0.333) 이지영(0.320) 채태인(0.316) 박석민(0.314) 등이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이들이 좋은 타격감각을 최대한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정립하고 꾸준히 관리를 해주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진갑용, 이승엽, 박한이, 신명철 등 베테랑들의 여름철 체력관리가 중요하다.
다시 말하지만, 타자들 감각 조율의 전제조건은 안정된 마운드다. 장기레이스에선 그게 필수다. 올해 삼성은 특히 불펜 정비에 신경 써야 한다. 다만, 삼성 마운드의 내재된 힘을 볼 땐 시간이 지날수록 안정궤도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지금 잘 맞고 있는 타자들이 최대한 감각유지를 해주는 게 선두 수성의 키 포인트다. 시즌 초반 팀 타율 1위. 결코 의미가 작지 않다.
[배영섭과 박한이(위), 최형우(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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