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울산 김진성 기자] 프로농구가 6개월 대장정을 마쳤다.
2012-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가 울산 모비스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올 시즌 프로농구는 유난히 크고 작은 사건이 많았다. 좋은 일도 있었고, 좋지 않은 일도 있었다. 지난 6개월간의 크고 작은 일들을 하나씩 되짚어봤다.
▲ 모비스 챔피언결정전 우승 V4
울산 모비스가 17일 서울 SK를 꺾고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모비스는 2009-2010시즌에 이어 3년만에 통산 네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전 1강으로 꼽혔다. 귀화혼혈 FA 문태영을 영입했고, 특급신인 김시래를 잡아 전력이 급상승했다. 직전 시즌 함지훈이 돌아오면서 이미 전력 상승이 예고된 상황. 쉽지는 않았다. 꾸준히 상승세를 탔지만, 양동근-김시래-문태영-함지훈으로 이어지는 판타스틱4의 조직력이 완벽하게 들어맞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로드 벤슨을 트레이드로 영입하고 함지훈이 부상으로 잠시 빠졌을 때 전열을 재정비한 모비스. 결국 정규시즌 막판 13연승, 4강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 각각 3연승과 4연승까지 파죽의 20연승과 함께 포스트시즌 전승우승을 달성했다.
▲ SK, 사상 첫 정규시즌 우승
서울 SK가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비록 챔피언결정전서 모비스에 무너졌으나 2007-2008시즌 이후 5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성과를 넘어서서 사상 첫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초보 문경은 감독이 ‘모래알 조직력’, ‘공격만 하는 화려한 농구’라는 수식어를 완벽하게 없앴다. 패배의식에 젖어있던 선수들을 형님 리더십으로 일깨우며 단숨에 강호로 올라섰다. 그 결과 한 시즌 최다승(44승), 홈 최다연승(23연승)이라는 기록을 쓰며 정규시즌의 주인공이 됐다. 김선형이라는 스타를 낳았고, 1가드 4포워드 시스템, 3-2 드롭존으로 KBL을 지배했다. 비록 포스트시즌서 경험, 전략 부재로 패배했으나 SK의 선전은 프로농구를 살 찌운 요소였다.
▲ KBL 지원받은 전자랜드 선전
올 시즌 인천 전자랜드는 고난의 행군을 펼쳤다. 모기업이 더 이상 농구단을 운영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 KBL이 선수단 연봉 일부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겨우겨우 살림을 꾸렸다. 전자랜드 선수들은 내색 하나 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 전자랜드는 유도훈 감독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정규시즌 3위를 차지했다. 올 시즌 프로농구를 양분한 SK, 모비스와도 대등한 승부를 펼치며 팬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4강 플레이오프서 모비스에 무너진 전자랜드는 향후 일정이 잡힌 게 없다. 구단 매각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아직 차도가 없는 실정이다. KBL이 사태해결에 나서야 한다.
▲ 져주기 파문… 신인드래프트 제도 변경에 KBL 공식사과까지
올 시즌 프로농구 최대 오점은 역시 져주기 파문이었다. 시즌 중반 이후 중, 하위권 팀들이 차기 시즌 신인드래프트 시장에 나올 경희대 3인방(김종규, 김민구, 두경민)을 잡기 위해 일부러 6강 플레이오프에 탈락하려고 한다는 의혹. 처음엔 소문에 불과했으나 일부 팀들이 컨디션 좋은 선수를 갑작스럽게 빼는 등 의심이 짙은 행보를 보였고, 급기야 KBL 한선교 총재가 사과를 하는 일이 벌어졌다. 결국 KBL은 논란이 된 신인드래프트 제도를 바꿨다. 정규시즌 우승, 준우승팀을 제외한 모든 팀에 1순위 지명권을 동등한 확률 속에서 가질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적용시기가 2년 뒤라서 당장 올 시즌에 이중 혜택을 볼 구단이 나올 수 있고, 팀간 전력불균형 현상이 우려된다.
▲ 심판 욕설, 판정 논란… 반목과 불신의 연속
올 시즌만큼 심판이 주목받은 시즌이 있었을까. 일관성 없는 파울콜에 보상판정 의혹까지. 심판 휘슬로 경기결과가 뒤바뀐 경기가 수두룩했다. 급기야 지난해 12월 말엔 윤호영 심판이 KGC에 욕설을 했다는 파문이 일었고, 정규시즌 막판에도 몇몇 경기서 결정적인 오심으로 승부의 흐름을 바꿔놓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심지어 챔피언결정 2차전서 비디오판독을 하고도 오심이 나와 긴급 재정위원회가 개최되는 촌극을 빚었다. 현장과 심판들의 불신이 극에 달한 상황. KBL이 한국농구 수준을 끌어올리고 싶다면 심판 관리 시스템을 재점검해봐야 한다.
▲ 강동희 전 감독 승부조작 혐의 구속
져주기 파문에 이어 승부조작 의혹이 포착됐다. 의정부 지방검찰청은 동부 강동희 전 감독이 불법 도박 사이트에 연계된 브로커에게 4~5000여만원을 받고 승부를 조작한 혐의를 포착하고 검찰 소환 조치했다. 현직 감독 최초로 시즌 중 검찰 출두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결국 강 감독은 동부 감독을 사퇴했고, 강 전 감독은 법정 구속됐다. 현재 강 전 감독은 돈을 받았다는 사실은 시인했으나 추가적인 사항은 쉽게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 기나긴 법정 싸움에 돌입했다. KBL은 강 전 감독의 유죄가 최종 확정될 경우 영구제명을 할 계획이다.
▲ 별이 지다… 서장훈, 강혁 은퇴
올 시즌을 끝으로 농구대잔치 시절 스타들이 사실상 모두 코트를 떠났다. 서장훈이 지난해 부산 KT에 입단해 1년만 뛰고 은퇴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한국농구 센터 계보를 잇는 서장훈이 전설적인 기록을 남기고 떠났다. 통산 688경기서 13231점(1위) 5235리바운드(1위) 1077어시스트(14위) 356스틸(16위) 463블록슛(2위)을 기록했다. 특히 득점의 경우 2위 김주성(동부)이 8076점이며, 리바운드도 2위 김주성이 3363개라는 걸 감안할 때 당분간 서장훈의 누적 기록을 갈아치울 선수는 쉽게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2대2 플레이의 대명사 강혁도 올 시즌을 끝으로 전자랜드에서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강혁은 모교 삼일상고 코치에 부임했다.
▲ 진통 끝 프로-아마 최강전 개최
프로와 아마추어가 함께하는 프로-아마 최강전이 사상 처음으로 지난해 12월 고양체육관에서 개최됐다. 이 대회는 KBL 한선교 총재가 기획한 대회로서, 그동안 수 차례 개최를 시도했다가 대한농구협회와 의사소통이 옳게 되지 않아 무산됐었다. 이번에도 대회 개최 시기를 놓고 말이 많다가 결국 프로농구 2라운드 이후로 결정됐다. 초대 우승은 상무가 차지했고, 전자랜드가 준우승을 차지했다. 프로와 대학의 실력 격차는 분명했고, 흥행에는 사실상 실패해 한국농구의 현 주소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KBL은 차기 대회 개최 시기를 조정할 계획이다.
▲ 시즌 중 대형 트레이드 승부수
올 시즌은 시즌 중 트레이드가 잦았다. 서울 SK와 울산 모비스가 리그 지형을 뒤흔들어 놓았다. SK는 김효범과 크리스 알렉산더를 전주 KCC에 보내고 올 시즌 1순위 외국인선수 코트니 심스를 영입했다. 기존의 에런 헤인즈와 함께 강력한 공격력을 갖췄다. 이에 뒤질세라 모비스도 커티스 위더스와 향후 3시즌 중 신인지명권 1장을 창원 LG에 보내는 대신 KBL 정상급 빅맨 로드 벤슨을 영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포스트시즌을 대비한 높이 강화. 결과적으로 전력을 크게 끌어올린 두 팀이 챔피언결정전서 만났고, 모비스가 웃었다. 그러나 반대급부로 LG와 KCC의 경우 너무 쉽게 시즌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 수비자 3초룰 폐지… 테크니션 용병 시대 도래
올 시즌 외국인선수 시스템이 2명 보유 1명 출전, 드래프트 시스템으로 회귀했다. 불과 한 시즌만의 일. 지난해까지 뛰었던 외국인선수의 경우 해당 팀과의 재계약을 불허한 상황. 외국인선수 지형도에 변화가 생겼다. 소위 말하는 ‘몸빵 용병’이 아니라 테크니션의 시대가 도래한 것. SK를 정규시즌 우승으로 이끈 에런 헤인즈와 전자랜드 해결사 리카르도 포웰이 대표적. 이들이 각광받은 건 이유가 있었다. 올 시즌 수비자 3초룰 폐지로 골밑 겹수비가 얼마든지 가능해진 것. 몸싸움에 능한 외국인선수보다 영리한 외국인선수가 팀에 웃음을 안겼다. 그러나 역시 매 순간이 승부처인 단기전서는 장신 외국인선수가 타짜 역할을 한다는 게 라틀리프와 벤슨을 데리고 있던 모비스를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모비스 선수들(위), SK 선수들(중간), 에런 헤인즈(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울산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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