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4일 휴식을 어떻게 보낼까.
지난주 4승 1패로 분위기 반등에 성공한 한화. 드디어 4일 휴식기를 갖는다. 주중 3연전을 건너 뛴 뒤 SK와 인천에서 주말 3연전을 갖는 일정. 한화 관계자는 “대전에서 정상적으로 훈련을 한다. 야간훈련도 포함된 것으로 안다”라고 했다. 여기까진 이미 4일 휴식기를 보냈던 팀들과 비슷한 일정. 그러나 한화의 경우 이번 휴식기에 대대적인 내부 수술을 감행하는 게 다른 점이다.
마운드 보직을 완전히 새롭게 정한다. 현 시점에서 자기 보직이 확실하게 결정된 투수는 단 3명. 선발 원투펀치 데니 바티스타와 대나 이브랜드. 마무리 송창식. 나머지 8~9명은 새롭게 보직을 부여 받는다. 연패를 끊기 직전 LG와의 3연전부터 해왔던 ‘내일은 없다’식의 보직 파괴 운영도 이젠 사라질 전망이다. 사실 더 이상 해서도 안 되고 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여전히 시즌 초반이다.
▲ 선발로테이션 4명 왜, 김혁민? 안승민?
김응용 감독은 21일 잠실 두산전 승리 이후 “다음주부터 선발로테이션을 4명으로 가져간다”라고 했다. 4명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정황상 바티스타-이브랜드 다음 순번은 유창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궁금한 건 4번째 선발투수가 김혁민이냐, 안승민이냐는 점. 안승민은 개막전서 마무리로 출발했으나 연이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보직이 박탈됐다. 이후 쓰임새가 불분명했다. 17일 대전 NC전서 구원으로 나와 4이닝 무실점 승리투수가 되면서 선발 가능성을 밝혔다.
반대로 김혁민은 17일 대전 NC전과 21일 잠실 두산전서 2⅓이닝, 1⅓이닝을 던져 무실점하며 짧은 이닝 소화에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김혁민이 구원으로 돌고 안승민이 선발진에 들어올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 최종 결정은 김 감독이 송진우 투수코치와 상의해서 내린다. SK와의 주말 3연전서 이브랜드를 시작으로 3~4선발이 나올 전망. 그때 김 감독이 내놓은 해답을 알 수 있다.
또 하나 궁금한 점. 김 감독이 왜 선발로테이션을 4명이라고 말했느냐는 것. 사실 한화는 개막전부터 완벽한 5인 로테이션 체제는 아니었다. 윤근영이 5선발로 시범경기서 테스트를 받았으나 다소 불안했고 롯데와의 개막 2연전부터 구원으로 나서면서 선발진 후미가 처음부터 무너졌다. 물론 4인 로테이션으로 선발진을 꾸리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러나 장기레이스에서 선발 4명으로 끝까지 버텼던 팀은 없었다. 체력적으로 달린다. 더구나 한화 선발진의 내성은 여전히 검증되지 않았다. 어떻게든 5선발까지 꾸려야 한다.
▲ 여전히 난망한 불펜 필승조 구축
선발진을 힘겹게 구축했다고 가정하자. 문제는 불펜이다. 송창식까지 바통을 연결해줄 믿을맨이 안 보인다. 그나마 좌완 윤근영과 사이드암 정재원이 3점대 평균자책점이다. 나머진 모두 4점대를 훌쩍 넘어간다. 2군에서 이들을 대체할 자원도 딱히 안 보인다. 박정진의 정상 복귀만을 기다리고 있지만, 박정진만 제 역할을 한다고 해서 한화 불펜의 중심이 잡히는 것도 아니다. 이는 한화 마운드가 갖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점. 4일 휴식기 내내 고민한다고 해서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지난주 4승 1패 과정 속에서 한화 마운드 운영은 정상과는 거리가 있었다. 어쨌든 팀 분위기를 돌려놓는 데는 성공했다. 투수 출신 한 야구인은 “급한 불은 껐다. 한화 투수들도 4승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상당한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다. 분명한 성과”라고 했다. 냉정하게 볼 때 승패 결과 외엔 남는 건 하나도 없었다. 특히 불펜 필승조 구축은 여전히 과제다. 128경기 내내 ‘내일은 없다’식의 마운드 운용을 하는 건 불가능하다. 정규시즌은 마라톤이다.
김 감독도 시즌 내내 1주일에 4승하려고 그렇게 마운드 운영을 할 수 없다는 걸 잘 안다. 문제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당장 승수 쌓기가 쉽지가 않다는 점. 딜레마다. 이 야구인은 “개막 1달이 다 돼가는 데 여전히 마운드 운용의 틀이 잡혀있지 않다. 휴식기에 100% 정비가 될지 의문”이라고 했다. 결국 자원의 한계 속에서 갑자기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다.
백전노장 김응용 감독도 이런 총체적 난국과도 같은 마운드 환경은 처음 접한다. 어렵게 4승을 만들어내며 탈꼴찌에 성공했지만, 앞으로 갈 길이 더 멀다. 코끼리 감독의 매직이 일어날 수 있을까. 기대해도 좋을까.
[김응용 감독(위), 한화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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