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이제 날씨 탓이란 변명도 힘들다. 750만 관중이라는 신기원을 목표로 했던 프로야구가 초반부터 관중몰이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런던 올림픽이라는 초대형 이벤트가 시즌 중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715만 6157명의 팬을 야구장으로 끌어들이며 역대 최고의 흥행을 기록한 프로야구는 올해 야심차게 750만 관중이라는 목표를 설정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 선전에 대한 기대감과 NC 다이노스의 1군 리그 참여로 인한 리그 전체 경기 수 증가 등의 효과가 반영된 수치였다.
하지만 목표와 달리 페이스는 좋지 않다. 24일 현재 프로야구 누적 관중은 71만 8516명이다. 전체 576경기 가운데 72경기를 소화해 정확히 전체 일정의 1/8을 마쳤음을 감안하면 낮은 수치다. 현재 관중 수에 8을 곱해도 약 575만으로 600만에도 미치지 못한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인기구단인 롯데의 부진이 적잖이 작용했다. 롯데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FA로 풀린 김주찬(KIA)과 홍성흔(두산)을 모두 잃어 전력이 약화됐고, 가까운 곳에 NC가 들어서면서 새 구단으로 옮긴 팬들도 생겨났다. 이로 인해 개막전에서도 만원 관중을 기록하지 못한 롯데는 추운 날씨까지 겹친 탓에 관중 동원에서 고전하고 있다.
추운 날씨는 9개 구단 공통의 적이다. 개막전 이후부터 대부분의 구단 관계자들은 날씨가 풀리면 경기장을 찾는 팬들이 훨씬 많아질 것이라고 말해왔다. 당연한 사실이지만, 관계자들의 이러한 반응은 지금보다 많은 관중이 오기를 바라는 희망도 일정부분 담겨 있기에 현재의 관중 감소 원인을 모두 날씨 탓으로 돌리기는 힘들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 구단 관계자는 일찌감치 750만 관중 목표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9구단 체제는)팬들 입장에서 관심의 연속성이 떨어진다. 조금만 틈이 있어도 관심은 뚝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말이다. 9구단 체제로 인해 한 팀이 월요일 포함 4일을 쉬게 되는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팬의 입장에서 보면 4일의 휴식은 심각한 문제일 수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월요일을 제외하면 매일 야구를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경기가 있는지부터 살펴봐야 한다. 팀에 관계없이 야구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상관이 없겠지만, 대부분의 팬들은 한 팀을 선호하는 팬인 만큼 관심의 연속성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결국 한 팀의 경기를 집중적으로 보는 팬에게 이번 시즌은 올스타 브레이크가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것과 같다. 9개 팀이 번갈아가며 쉬지만, 리그 전체로 보자면 늘 한 팀은 쉬고 있다. 결국 9개 팀을 가지고도 8개 팀보다 크게 나은 효과를 보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힘들다. 리그 전체 경기 수가 532경기에서 576경기로 늘어났음에도 지난해 기록은 높은 벽으로 느껴진다.
연속성의 부재로 인해 짧은 단절을 반복해서 겪는 리그에서는 선수들이 고르게 기용될 기회도 조금씩 빼앗긴다. 휴식을 갖는 팀은 휴식 이전에 불펜을 총동원하고, 이전 경기에 관계없이 휴식 후에는 무조건 에이스를 투입한다. 이렇게 각 팀의 4~5선발의 출전 기회는 조금씩 사라진다. 에이스급 투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량 향상의 기회가 더 필요한 선수들이 출전하지 못하면 선수들의 기량이 고르게 향상되기도 어렵다.
그러면서 하향평준화 되고 있다는 지적을 면치 못하고 있는 리그 전체 수준도 반등의 계기를 갖지 못하고 있다. 제 10구단인 KT의 1군 참여는 2015년부터다. 이번 시즌을 포함해 2년은 지금의 체제로 가야만 한다. 한 팀의 4일 휴식이라는 근본적 문제는 어쩔 수 없더라도 현재의 관중 감소폭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NC 다이노스의 마산 개막전 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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