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소설가 김영하의 소설 세 편이 영화가 돼 관객들을 만난다.
전주국제영화지는 지난 2007년부터 한국 영화감독 2~3인을 선정한 뒤 하나의 공통된 주제나 소재로 단편영화를 제작하는 '숏!숏!숏!'을 선보여 왔다. 올해 14회를 맞이한 전주국제영화제는 '소설, 영화와 만나다'라는 기획 아래 김영하 작가의 소설 세 편을 영화화 했다.
김영하의 소설을 영화로 만들어낸 감독은 이상우, 이진우, 박진성과 박진석 감독이다. 이상우 감독은 김영하 작가의 동명소설을 영화화 한 '비상구', 이진우 감독은 소설 '피뢰침'을 영화화 한 '번개와 춤을', 박진성과 박진석 감독은 소설 '마지막 손님'을 'The Body'로 각색해 연출했다.
이상우 감독은 지난 1994년 장편 시나리오인 '제임과 마린'으로 영화진흥위원회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장려상을 받은 후 미국 UC 버클리주립대 영화과를 졸업했다. 그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주목받기 시작한 감독으로 첫 장편 '트로피칼 마닐라'(2008)가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 초청됐고, 다음해인 2009년 '엄마는 창녀다'로 홍콩국제영화제를 방문했다. 최근 이천희, 김새론 주연의 '바비'(2002)가 개봉됐다.
그는 '비상구'를 통해 진부하지만 진부하지 않은 이야기를 선보인다. 한국의 무기력한 젊은 세대의 모습을 그린 이 영화는 여성의 성기와 자궁에 탐닉하는 우현(한주완)의 모습을 통해 무기력한 청춘을 그려낸다. 우현이라는 인물 자체는 신선하지 않지만 날 것 같은 이야기로 완성된 결과물 자체는 생기가 넘친다.
이진우 감독은 '단순한 열정'(2003), '살갗보다 얇은'(2004), '바람이 분다'(2006) 등 다수의 단편을 연출해 국내외의 호평을 받은 인물로, 지난 2005년 발표한 첫 번째 장편 영화인 '팔월의 일요일들'로 에딘버러국제영화제,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독립영화제 등에 초청된 바 있다.
그는 '번개와 춤을'에서 벼락을 맞은 뒤 시계만 보면 소변을 참을 수 없는 미정(김서형)이 벼락을 맞고 살아난 사람들의 모임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려냈다. 모임의 리더인 동규(최원영)을 통해 미정 스스로가 과거의 상처를 대면하고, 로맨스에 이르는 모습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해 냈다.
박진성 감독은 사진작가로 먼저 활동한 감독으로, 공포영화 '기담'(2007)의 원작 시나리오를 집필한 인물이다. 그의 동생인 박진석 감독은 일본에서 음악 감독과 작곡가로 활동했으며 '달마야 놀자'(2001) '로맨스 조'(2012) 등의 영화 음악작업에 참여했다. 또 박진성 감독의 감독 데뷔작 '마녀의 관'(2010)의 음악을 도맡았다.
두 사람은 'The Body'를 통해 원작을 살리면서도 후일담을 추가시키는 재기발랄함을 보여준다. 시체로 보이는 정체불명의 한 소녀, 소녀를 둘러싼 사람들의 행동과 주고받는 대사가 긴장감을 유발하지만 나중엔 반전 재미로 작용한다. 흑백의 아름다운 영상과 현실과 환상사이를 헤엄치는 듯한 재미는 덤이다.
'숏!숏!숏! 2013 : 소설, 영화와 만나다'는 27일과 내달 1일 메가박스 전주(객사), 28일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에서 상영된다.
[영화 '비상구', '번개와 춤을', 'The Body' 스틸컷(위부터). 사진 =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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