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롯데 팬들에겐 너무 어색했을 것이다.
롯데의 4월 기록을 살펴보자. 팀 평균자책점 4.37(6위), 팀 타율 0.246(7위). 여기에 팀 실책 19개(2위)가 눈에 띈다. 팀 성적은 9승 11패 1무로 6위. 선두 KIA에 5경기 뒤처진 상황. 기본적으로 투타 밸런스가 완벽하게 무너졌다. 여기에 실책이 속출하면서 연일 어려운 경기를 했다. 승패 적자가 -2인게 다행일 정도다. 그 정도로 부진한 경기력을 선보인 4월의 롯데다.
부산사직구장의 관중이 올 시즌 많이 줄어들었다. 최근 2년 연속 135만명을 넘어선 사직구장. 올 시즌엔 개막전부터 2006년 이후 7년만에 매진에 실패했다. 4월 12차례의 홈경기를 치렀으나 아직 단 한번도 매진되지 않았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관중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게 야구 관계자들의 평가. 날씨도 춥고 변덕스러웠다. 지역 경기도 좋지 않다. 그러나 근본적인 원인은 롯데의 경기력 하락에서 찾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 호쾌한 공격야구도, 지키는 짠물야구도 실종
롯데는 지난 비 시즌에 홍성흔과 김주찬이 FA 자격을 얻어 두산과 KIA로 이적했다. 이미 이대호가 1년 전 빠져나간 상황. 홍성흔과 김주찬의 이적 공백은 너무나도 컸다. 공격력 약화가 불가피했다. 과거 홍성흔-이대호-가르시아-강민호로 이어졌던 강력한 중심타선이 완전히 해체됐다. 김시진 감독은 지난 4월 한달간 전준우, 강민호 등 4번타자감을 실험했으나 모두 부진해 애를 태웠다.
현재 롯데의 4번타자는 무명 김대우. 나름대로 잘해주고 있다. 타율 0.296 9타점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30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만난 김 감독은 “변화구에 속는 비율이 줄어들고 있다. 성장하는 과정이다”라고 했다. 하지만, 예년에 비해 약한 중심타선을 김대우가 100% 메워내기엔 아우라가 부족하다. 4홈런 77타점. 홈런은 리그 최하위이고, 타점은 7위다. 롯데 팬들은 과거 홈런과 2루타를 뻥뻥 날리는 타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그래도 이건 예상됐던 일. 이미 롯데는 전임 양승호 감독이 지난해 이대호가 떠나면서 마운드 체질 개선을 시도해왔다. 정대현을 영입해 뒷문 강화에 성공했다. 김사율, 최대성, 김성배, 이명우, 강영식이 완벽에 가까운 불펜을 구성했다. 질적, 양적으로 삼성 불펜에 버금가는 구성이었다. 롯데는 지난해 지키는 야구에 성공하며 정규시즌 3위에 골인했다. 지난해 롯데 야구는 호쾌함은 줄어들었어도 나름대로 아기자기함이 살아있었다.
올 시즌에도 이런 기대가 있었다. 국내 최고 투수전문가 김 감독의 영입. 롯데 팬들은 김 감독이 롯데 마운드를 업그레이드 할 것이라고 봤다. 4월만 놓고 보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일단 정대현과 김사율, 두 마무리 후보가 컨디션 난조와 부진으로 뒷문 자체가 무너졌다. 정대현은 2군으로 내려갔다. 롯데 관계자에 따르면 정대현은 지금 2군에서도 공을 잡지 않고 있다고 한다. 김성배가 사실상 마무리로 이동하면서 불펜이 헐거워졌다. 현재 롯데 뒷문은 집단마무리 체제. 지난해의 강력함에는 못 미친다. 롯데 불펜은 6블론세이브로 현재 이 부문 최다 1위다.
▲ 불안한 수비가 더 큰 문제다
그런데 최근 롯데 경기력을 떨어뜨리는 진정한 주범은 실책이다. 롯데는 지난달 30일 대전 한화전서 3실책을 범했다. 1회말 선두타자 오선진의 3루 땅볼에 3루수 황재균이 송구 실책을 범했다. 처리하기 어렵지 않은 타구였다. 계속된 1사 만루 위기에선 송승준이 자신 앞에 떨어진 타구를 옳게 수습하지 못해 펌블했다. 주지 않아도 될 2점을 내줬다.
4회엔 3루수 황재균이 정현석의 정면 타구를 수습하지 못해 가랑이 사이로 공을 빠뜨렸다. 한화는 4회 3점을 추가하면서 크게 달아났다. 경기의 흐름이 여기서 크게 넘어갔다. 6회에도 유격수 박기혁의 높은 송구로 내야안타. 7회엔 희생플라이를 내주는 과정에서의 중계플레이 실책. 실책으로 기록된 것 이상으로 자잘한 미스가 많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롯데 수비는 이렇게 불안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4월 롯데 수비는 상당히 불안했다. 투수와 야수 모두에게 불안감을 안겼다.
김 감독은 “실책을 충분히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점을 최소화할 수 있는 준비는 해야 한다. 적어도 홈에선 수비가 안정돼야 한다. 사직구장 환경에서 최적화된 수비를 할 수 있어야 한다. 홈 경기장을 상대팀보다 옳게 활용하지 못하면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외야로 크게 뻗어가는 타구를 수습하지 못할 경우 펜스 플레이라도 잘 해야 한다는 것. 사직구장의 특수성을 미리 알고 대처하라는 의미. 그러나 김 감독의 설명이 무색하게도 롯데의 불안한 수비는 이어졌다.
롯데는 지난달 28일 잠실 LG전서도 3실책 2안타로 무너졌다. 4월 마지막 경기도 5안타 3실책 9실점이었다. 롯데 팬들에게 4월 롯데 야구는 상당히 어색했다. 선두와 5경기 차. 승패적자는 -2. 만회할 기회는 충분하다. 롯데는 하루빨리 팀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
[롯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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