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엔저를 통한 수출증대효과 본격화는 시간 지나야
일본경기가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상승세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엔저·고주가의 효과가 떨어지기 전에 기업들이 움직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본경기가 확실하게 살아나기 위해서는 기업이 설비나 인력투자를 늘려, 임금이 인상되고 소비가 다시 증가하는 호순환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
일본의 민간경제연구소 예측으로는 성장률이 2013년도에 2.3%로 상승한 뒤 소비세 증세가 시작되는 2014년 4〜6월에는 연율 마이너스 5%정도로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 이유는 기업들이 경기회복이 일시적일지도 모른다고 경계하여 투자나 고용을 보류하고 있어 내부유보 자금이 270조엔에 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정부도 월례경제보고에서 3개월 연속 경기판단을 상향 수정해왔는데, 4월 월례경제보고에서는 '일부 약세요소가 남아있기는 하나 회복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는 식으로 지난 3월의 경기판단을 견지하고 있다.
경기부양이 일과성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디플레로 위축된 심리를 전향적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며, 새로운 성장분야 개척, 리스크를 안고 투자하는 이른바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이 아베노믹스의 성패를 결정한다고 일본의 유명 경제일간지 '니혼케이자이 신문'은 전하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는 금융완화의 소비증대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엔저·고주가를 배경으로 소비자들은 지갑을 열고 있고 기업들은 생산을 늘리는 등 일본의 경기부양이 시작되고 있는데다, 금융완화, 재정지출, 성장전략을 축으로 하는 아베노믹스로 성장 동력이 강화될 것으로 투자가들은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기회복에 대해서는, 기업들이 고용이나 투자를 늘리는 데 대해 아직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디플레 탈피를 위해 넘어야할 장애물이 적지 않다는 판단이다.
작년 4/4분기 실질 경제성장율이 연율 0.2%로 3분기 만에 플러스로 반전된데 이어, 금년 1/4분기에는 2% 이상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IMF도 금융완화효과 등으로 일본의 2013년도 경제성장율을 1.6%로 0.4%포인트 상향조정했다.
고주가에 힘입어 무엇보다도 소비심리가 살아나 소비가 증가하고 있어, 아베노믹스의 첫 번째 화살인 금융완화가 소비자들의 회복기대를 자극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엔저의 효과도 가시화되기 시작하여 엔고기간 중에는 일본제품이 비싸다고 구입하기를 꺼려했던 해외구매자들도 엔저 하에서 재평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엔저가 수출을 본격적으로 끌어 올리려면 조금 더 시간이 경과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수출기업들이 외화표시가격을 인하하더라도 실제로 판매가 증가하는 것은 이른바 J커브효과로 6개월~1년 정도 걸리나, 원유 등 수입품은 엔화표시가격이 바로 인상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무역수지가 악화된다.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무역통계에 의하면, 금년 3월 수출액은 6조 2,713억엔으로 2개월만에 증가하였으나, 엔화환산 외화표시 수출가격이 엔저에 의해 상승한 것이 그 원인이며 수출 물량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최근 일본의 경기회복은 아베노믹스 효과가 세계경제의 회복과 겹친 행운도 있지만,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미국경제다. 미국 주택시장이 회복되고 있고 자동차등 소비도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작년 가을 반일운동의 영향이 가시지 않은 중국도 일부에서 해빙조짐이 보이기 시작하고 있는데다 앞으로 10조엔 규모의 긴급경제대책이 본격적으로 집행될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소비가 더욱 활성화되고 수출과 공공사업이 이를 떠받쳐주면서 디플레의 탈출구를 향해 일본경제의 호순환 엔진이 시동되고 있는 것이다.
금융완화효과는 재정지출확대효과와 맞물려 엔저·고주가·기업경영실적개선 → 소비증대로 나타나고는 있다.
그러나 엔저 → 수출물량증가효과로는 아직까지 가시화되지 않고 있으며, 더욱이 현 단계에서는 기업의 경영실적 개선에 의한 내부유보증대효과까지는 나타나고 있으나, 설비투자증대와 임금인상효과까지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그리고 중요한 성장전략 역시, 현시점에서는 중장기적인 성장기대감을 불어넣어 줄만큼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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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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