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화발 대형 트레이드는 정말 어렵나.
KIA와 SK가 6일 단행한 2대2 트레이드. MVP 출신이었던 김상현과 SK 마운드를 이끌었던 송은범이 포함된 빅딜이었다. 훗날 프로야구 역사 전체를 조명해볼 때 메가톤급 거래로 기억될 게 자명하다. 그 정도로 야구계에 미치는 파장이 컸다. 다른 팀들도 두 팀의 트레이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트레이드를 통해 트레이드 시장 자체가 좀 더 유연해질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기 때문이다.
9개 구단 모두 항상 트레이드를 원한다. 전력 보강 욕심은 끝이 없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절실한 팀이 바로 한화다. 7일 현재 최하위의 한화. 투타에서 허약한 전력을 절감하고 있다. 겨우겨우 짜맞춘 선발로테이션이 시즌 개막과 동시에 사실상 무너진 뒤 매 경기 인해전술로 마운드를 꾸려가는 형편이다. 타선도 확고한 주전 라인업이 없다. 4번 김태균 외엔 거의 매 경기 라인업이 바뀐다고 보면 된다.
원투펀치 대니 바티스타와 데나 이브랜드. 마무리 송창식과 4번타자 김태균 외엔 사실상 믿음직한 구석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2군에서 전략적으로 키우고 있는 유망주도 많지 않다. 한화는 2009년 김인식 전 감독이 물러난 뒤 한대화 전 감독에게 리빌딩을 맡겼으나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김응용 감독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현 시점에서도 리빌딩 효과는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트레이드로 전력을 보강하는 게 절실하다. 전 포지션에 걸쳐 보강이 필요하다. 특히 발 빠르고 정교한 타격을 하는 외야수, 경험 있는 베테랑 포수, 허리를 강화해줄 불펜 투수가 절실하다. 한화도 가만히 있는 건 아니다. 김응용 감독은 구단과 협의해 이미 몇 차례 트레이드를 물 밑에서 시도했는데 뜻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말을 했었다. 그 과정에서 트레이드 문화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김 감독과 구단도 사실 답답한 노릇이다.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을 보강하려면 그만큼 출혈도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잉여 자원이 있는 포지션에서 출혈을 감수하는 대신 자원이 부족한 포지션을 보강하는 게 일반적. 하지만, 한화는 현재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여유가 있는 포지션이 없다. 한화가 대형트레이드를 성사하는 게 쉽지 않은 이유다.
물론 한화도 지난 비 시즌 몇 차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김태완의 복귀로 중첩자원이 된 장성호를 롯데에 주고 투수 송창현을 데려왔다. 또 외야수 이상훈을 삼성에 주고 좌완 투수 길태곤을 받아온 바 있다. 하지만 즉시전력 보강엔 실패했다. 이름 값있는 베테랑타자 장성호를 내줄 당시 무명 투수 송창현 외엔 더 받아올 카드가 없었느냐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미 장성호 자체의 가치가 KIA 시절에 비해 다소 떨어졌다.
한화로선 트레이드를 위해 내놓을 수 있는 매물의 최대치였다. 그러나 트레이드 시장의 현실은 달랐다. 현 시점에서 한화가 트레이드를 통해 확실한 카드를 움켜쥐려면 절대 트레이드가 불가능한 투타 주요 젊은 선수들을 내줄 수밖에 없는 상황. “트레이드를 하려니 우리 젊은 투수들을 탐 낸다”라는 김 감독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렇지 않아도 투수 자원이 부족한데, 영건을 내준다는 건 한화 입장에선 성사시키기 어려운 거래다.
한편으로는 한화가 진짜로 대형 트레이드를 성사하고 싶다면 거래 불가 선수의 폭을 최대한 좁힌 뒤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감독 스스로도 지난해 마무리캠프 당시 “트레이드는 성사하면 그걸로 끝이다. 트레이드로 보낸 선수가 잘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을 하면 안 된다”라고 했었다. 남의 전력을 얻고 싶다면 제 살 깎기도 감수해야 한다는 것. 지금 한화에 가장 필요한 마인드일지도 모른다.
[한화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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