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세호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외야수 박한이의 탄식이 길어지고 있다.
박한이는 7일 현재 개인 통산 899득점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광주 KIA전 이후 8경기 동안 득점이 나오지 않고 있다. 그 사이 9번 출루(4안타 5볼넷)에 성공해 단 한 번도 홈을 밟지 못하고 타점만 3개를 올렸다. 올시즌 앞선 18경기에서 13득점을 기록한 그의 득점이 갑자기 끊겼다. 삼성이 이번 주중 3연전 휴식기에 들어가면서 기록 달성은 더 멀어졌다.
'꾸준함의 대명사'로 불리는 박한이가 통산 900득점 달성에서 '아홉수'에 걸린 모습이다. 통산 900득점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지금까지 10명 뿐이었다. 지난 2000년 8월 2일 장종훈(한화)을 시작으로 가장 최근에는 이병규(LG)가 지난해 7월 17일 잠실 SK전에서 900득점을 달성했다. 이 중 1000득점을 넘긴 이는 7명이다.
야구에서 점수가 올라갈 때 득점 주자는 타점을 올린 타자에 비해 주목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타점이 나오는 순간에는 반드시 득점을 기록하는 선수가 있다. 이들은 타점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심 타자들보다 화려함은 떨어지지만 출루하기 위해서는 '치고, 뛰고, 참고, 맞아야' 한다.
13년째 삼성에서 꾸준히 달려온 박한이도 그런 선수들 중 한 명이다. 2001년 데뷔 후 지난해까지 12년 연속 100안타 이상을 기록했다. 주로 테이블세터로 활약하다 최근에는 2번과 6번을 오가고 있다. 배영섭, 정형식 등 팀내 젊은 선수들의 성장 속에도 현재 팀내 타율(.326)과 출루율(.420) 모두 배영섭에 이은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5일 사직 롯데전에서 통산 1500경기 출장을 달성한 박한이는 "1500경기 출장 보다는 득점을 한 번 하기가 어렵다"며 엄살을 부렸다. 농 섞인 말이었지만 단순한 출전 기록보다는 경기 내용이 더 중요한 박한이였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이런 박한이에게 "1회부터 마지막 9회까지 믿고 맡길 수 있는 선수다. 여태 큰 부상 한 번 없이 꾸준히 제 몫을 해주고 있다"며 신뢰를 보낸다.
박한이는 올 시즌 후 두 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지난 2010년 1월 삼성과 2년 최대 10억원에 사인한 첫 FA 계약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만큼 올해 성적이 중요하다. 박한이는 통산 득점 기록을 넘어 여전히 꾸준한 기량을 이어가기 위해 오늘도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박한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세호 기자 fam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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