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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한화 시절 류현진의 별명 중 하나는 '소년 가장'이었다. 하위권을 맴도는 팀에서 타선과 수비 지원이 원활하지 않은 악조건 속에서도 '연패 스토퍼' 역할을 해내는 등 소년 가장과 다름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류현진이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게 됐을 때 포스트시즌 진출을 넘어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았다. 다저스는 전력보강에 아낌 없는 투자를 했다. 지난 시즌 중 애드리안 곤잘레스, 칼 크로포드, 조쉬 베켓 등 보스턴 레드삭스로부터 고액 연봉의 스타 플레이어를 한꺼번에 트레이드로 영입하는가 하면 지난 겨울에는 FA 투수 최대어 잭 그레인키에 6년간 1억 4700만 달러(약 1550억원)란 거액을 안기기도 했다.
다저스의 총 연봉은 2억 2039만 5196달러(약 2400억원). '돈의 제국'으로 유명한 뉴욕 양키스의 2억 344만 5586달러(약 2207억원)를 넘어선 금액이다. 다저스의 연봉 1위는 곤잘레스로 2185만 7143달러를 받는다(약 237억원). 이는 30개 구단 중 총 연봉 최하위인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총 연봉(2113만 3500달러)보다 많다.
겉보기엔 화려한 선수 구성이지만 다저스는 올 시즌 행보는 그리 순탄치 않다. 8일(한국시각) 애리조나와 상대한 다저스는 3-3 동점으로 팽팽한 승부를 이어가다 9회초 폴 골드슈미스트에게 좌중월 투런포를 맞고 3-5로 패했다. 13승 19패.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하위는 다저스의 몫이 됐다. '총 연봉 1위'가 지구 꼴찌를 한다는 것은 믿기 어려운 일이다.
이런 추세라면 월드시리즈 우승은커녕 포스트시즌 진출도 어려운 분위기다. 류현진은 한화 시절이던 2007년 포스트시즌에 출전한 것이 생애 마지막 가을 야구였다.
류현진이 강팀과 함께하지 못하는 불운은 다저스에 와서도 계속되고 있다. 고액 연봉자들은 넘치지만 애초에 짜임새 있는 전력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은 다저스다.
선발투수들은 넘치는데 교통 정리에 소극적이었다. 반면 불펜투수진은 리그 최강이라 하기 어려웠고 이는 내야진도 마찬가지였다. 개막전 3루수로 나선 루이스 크루즈는 66타수 6안타(타율 .091)란 극도의 부진에 빠져 있고 유격수 핸리 라미레즈는 시즌 초반 부상으로 결장한 뒤 복귀 후에도 부상을 입어 다저스 전력에 막대한 손실을 끼쳤다.
한때 40홈런-40도루 클럽 가입이 근접할 정도의 성적표를 남길 만큼 수퍼스타 반열에 올라선 맷 켐프는 지난 해 어깨 부상으로 부진하면서 그 여파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아직까지 타율 .273 1홈런 10타점 4도루에 머무르는 중이다. 1700만 달러(약 184억원)를 받는 조쉬 베켓은 아직까지 1승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임에도 3승 2패 평균자책점 3.71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와 함께 선발투수진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팀 성적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다저스에서도 '최하위'를 겪고 있는 류현진의 얄궂은 운명. 과연 언제쯤 류현진은 강팀의 마운드를 책임질 선수로 거듭날 수 있을까.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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